'조선' 새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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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축구장 두 배 넓이, 40층 빌딩 높이, 중형승용차 2만5000대의 무게에 해당하는 3만3000t.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계 최대 해양플랫폼(사진)이 삼성중공업의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탄생했다. 삼성중공업은 29일 김징완 사장과 이 해양플랫폼의 발주처인 다국적에너지기업 SEIC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플랫폼에 대한 명명식과 함께 출항식을 했다. 해양플랫폼의 이름은 '필툰 B'.

이전까지 가장 컸던 해양플랫폼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7월 사할린 해상에 설치한 2만7000t 규모의 '룬스코예 A'. 삼성중공업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사의 세계 최대 해양플랫폼 건조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건조비용만 5억 달러(약 4700억원)에 달한다.

가로 100m, 세로 105m, 높이 120m 규모의 필툰B는 다음달 대규모 에너지 개발 사업이 추진중인 사할린 섬 동쪽 16㎞ 해상에 설치돼 하루 260만㎥의 천연 가스와 7만 배럴의 원유를 30년간 생산하게 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필툰 B는 바다 위 전천후 복합에너지 공장일뿐 아니라 육상에서 조립을 완료한 사상 최대의 해양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사할린 해역에 설치된 해양플랫폼은 여름철에만 작업이 가능했던데 비해 필툰B는 설비 전체를 보온할 수 있어 연중무휴 작업이 가능하다. 진도 7의 지진과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와 특수자재가 도입됐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삼성의 해양플랫폼 건조 실력이 알려지면서 2000~2004년 4억7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해양부문 수주금액은 2005년 15억 달러, 지난해에는 45억 달러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삼성의 해양부문 수주액은 드릴쉽과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30억 달러에 달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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