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대학 다니며 꿈 가꿨죠”/공무원서화전 대상 이재달씨(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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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아마수준 넘는 수작”/국전에도 출품 준비
공무원들 가운데는 바쁜 공직생활을 쪼개 취미생활에 몰두,어느덧 그 수준이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적지 않다. 교육부 총무과 행정주사 이재달씨(38)는 그 대표적인 사람. 그는 최근 총무처가 주최한 제2회 전국 공무원 서화전에 도예작품을 출품,5개분야에 걸쳐 출품된 9백점의 작품 가운데 최고라는 대상을 받았다. 그가 만든 『향수』라는 작품명의 가로·세로 41㎝,높이 33㎝의 현대식 도자기는 흙을 가래떡처럼 길게 빚어 새끼꼬듯 말아서 빚은 것으로 자연스러운 「손맛」이 돋보이는데다 향토색 짙은 황갈색에 은은한 우유색이 묘하게 배합된 색상으로 인해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심사위원 정담순씨(58·미협이사·전 단국대교수)는 『독창적인 발상과 테크닉이 돋보이고 대단히 많은 공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아마추어 수준을 완전히 벗어난 수작』이라고 평했다.
『한달 반 가량 퇴근후의 밤시간과 토·일요일을 이용해 작업을 했습니다. 상사와 동료들의 강권으로 입선이라도 하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출품했는데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하고 소질도 있어 초·중·고교 내내 미술반 활동을 해온 이씨가 본격적으로 도예의 길로 뛰어든 것은 공무원이 된지 4년후인 85년.
강원도 교육청에 근무하다 서울산업대로 발령이 난 그 다음해 이 대학 도예과(야간)에 입학,평소 막연히 하고 싶었던 도예공부를 하게 됐다. 졸업후 지금까지 틈틈이 시간을 내 20여점의 작품을 만들었으나 대회에 출품하기는 이번이 처음.
『여유가 되면 개인 작업실을 하나 마련해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다 국전에도 참가해보고 싶습니다.』
충남 안면도 출신인 이씨는 서울 구의국교 교사인 부인 김인숙씨(36)와의 사이에 7세된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이씨의 작품은 다른 입선이상 수상작 2백50점과 함께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되고 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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