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휘의 강추! 이 무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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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21면

오페라, 인간의 창조의지가 총 망라되어 있는 예술의 종합체. 영상으로 감상하는 정통 오페라 명작부터 연극 ‘보이체크’와 현대음악이 만난 현대 오페라, 그리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오페라 공연들을 모았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메트 온 스크린’
6월 15일(금)~18일(월)
호암아트홀 문의: 02-750-9606
프로그램: 차이코프스키 ‘예브게니 오네긴’
15일 오후 7시30분, 17일 오후 1시30분
탄둔 ‘진시황제’ 16일 오후 1시30분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16일 오후 7시
모차르트 ‘마술피리’ 17일 오후 7시
벨리니 ‘청교도’ 18일 오후 7시30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06ㆍ2007년 시즌 작품들을 영상으로 감상하는 색다른 프로그램. 공연을 영상으로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기도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뉴욕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세계 정상의 오페라, 아직 DVD로도 출시되지 않은 최신 프로덕션을 서울 시내에서 고화질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꽤 괜찮은 기회다. 음향상태는 어떨까? 기획 측은 지난 2월에 열렸던 첫 번째 ‘메트 온 스크린’보다 훨씬 개선된, 좋은 음향을 자신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들 중 하이라이트는 ‘예브게니 오네긴’이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에 르네 플레밍,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 등 스타 출연진이 가세해 최고 화제작으로 호평을 받았다. 상영에 앞서 오페라 해설가인 유형종씨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오페라 애호가에게도, 초보자에게도 모두 흥미로운 음악 이벤트.

국립오페라단의 ‘보체크(Wozzeck)’
6월 14일(목)~17일(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4일 4회)
LG아트센터 문의: 02-586-5282

국립오페라단의 ‘마이 넥스트 오페라’ 시리즈는 인기 작품들만 반복 공연하지 않고 예술성 높은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기획이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 ‘보체크’. 현대음악가 알반 베르크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희곡 ‘보이체크’를 개작하여 1925년 베를린 국립오페라와 함께 처음 무대에 올린 오페라다. 이번 한국 프로덕션은 정치용 지휘에 TIMF 앙상블(통영국제음악제 앙상블) 연주, 미장센에 뛰어난 양정웅 연출, 그리고 댄스씨어터온의 홍승엽이 움직임 연출을 맡았다. ‘뭔가 색다른 오페라가 나오겠구나’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드림팀이다.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현대음악 오페라 감상이 수월하지는 않겠으나 오페라 마니아에게는 도전해볼 만한 무대임이 틀림없다. 제목이 ‘Woyzeck’가 아니라 살짝 다른 이유는 베르크가 뷔히너의 필체를 ‘Wozzeck’로 잘못 보고 쓴 것이 오페라 악보 출판 시 제목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
7월 28일(토)~8월 12일(일) 오후 3시(월 쉼, 단 7월 29일과 8월 4511일은 오후 2시, 5시30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문의: 02-580-1243

예술의전당이 방학 시즌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마술피리’는 2001년부터 공연되며 큰 인기를 누려 왔다. 단순한 동화 같지만 난해하고 복잡한 상징적 요소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이런 복잡한 요소들을 대폭 줄이고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환상적이고 신나는 모험과 사랑 이야기로 각색했다. 이 대목에서 부모들은 ‘어린이 교육을 빌미로 대충 만들어진 공연이 아닐까?’ 염려할 수도 있겠으나 예술의전당이 정성을 기울여 제작하고 매년 매진을 기록했던 작품으로 눈 딱 감고 믿어도 좋다. 어린이들에게 ‘오페라’를 보여준다는 형식적인 의의보다는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줄, 좋은 공연을 보여준다는 데 뜻을 두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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