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관리 유연 해졌다/환매채 전액 현금상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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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준부족 은행에 유동성자금 지원
최근의 증시침체나 고금리와 관련,예상대로 한은의 통화긴축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은 8월 상반월(1∼15일)의 지준마감일인 22일 그동안 통화관리차원에서 만기가 돼도 계속 다시 묶어놓던 환매조건부 국공채(RP)를 전액 예금은행에 현금상환해주고 지급준비금이 부족한 은행에 대해서는 연 24%의 과태료를 물리는 대신 연 15%의 유동성조절자금(B2)을 지원해 줬다. 이에 따라 주택·제일·조흥·상업은행 등 일부 지급준비금 부족사태가 우려됐던 은행들이 총 9천7백억원의 유동성조절자금을 지원받아 지준마감을 무사히 넘겼다.
한은이 이달초까지 죄던 통화고삐를 풀고 이같이 환매채를 현금상환해주고 유동성조절자금까지 지원해 준 것은 최근 한은의 무리한 통화관리에 따라 시중실세금리가 오르고 침체증시에도 나쁜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과 함게 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8∼9월의 총통화관리목표를 전년동월대비 18.5%에서 19.5%선까지 높여 금리동향을 보아가며 관리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른 것으로 주목된다.
한은은 21일에 2조9천억원,22일에 5천억원 등 총 4조5천5백억원에 이르는 환매채를 전액 풀어주었다. 이에 따라 8월중 총통화(M2) 공급은 당초 계획했던 18.5%를 넘어 19%선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시중 자금사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달 중순 17%대에 접근했던 회사채 수익률은 21일 16.2%까지 내려갔다. 한은은 조순총재 취임 한달만인 지난 4월하순과 5월초순 통화공급이 목표치보다 0.2∼0.4%포인트 넘어가자 지준부족을 빚은 제일·조흥·한일·상업 등 4개 시중은행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해 통화긴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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