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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소화불량 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위가 부은 것 같다, 속이 그득하고 답답하다. 음식이 얹혀 그대로 명치에 있는 것 같다. 배고픈 줄 모른다, 가스가 찬다, 구역이 난다는 등의 소화불량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소화불량 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위 속에 암 등 고약한 병이 있지 않나 해서 복잡하고 힘든 검사를 해보아도 실제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위의 첫 부분은 먹은 음식을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한다. 이 창고는 신축성이 굉장치 좋아 웬만큼 먹어서는 위 내의 압력이 올라가지 않아 팽만 감을 느끼지 않고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 있다. 이 창고 역할이 변변치 못하면 조금만 먹어도 금세 팽만 감을 느껴 많이 먹을 수 없게 된다.
아랫부분의 위는 맷돌과 같이 음식을 잘게 부숴 소장으로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정교한 위의 기능은 우리들의 신경과 호르몬의 지배아래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나 아직도 그 정확한 기전은 모르는 점이 많은 실정이다.
위X선 검사·위 내시경 검사뿐 아니라 동위원소·초음파를 이용한 위의 구조적 변화나 기능을 알아볼 수 있는 검사가 개발되어 있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위염·궤양·위암 등 기질적 질환이 없는 경우 위 기능장애가 왜왔는지 한마디로 그 원인을 집어내기에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그저 단순히 신경성 또는 만성위염이란 진단을 받는 수가대부분이다.
맵고 짠 자극성이 많은 음식, 과식, 과다한 음주, 잡다한 약물 등으로 지친 위 가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은 뻔한 노릇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 신경과민도 위 기능을 억제하는 주범의 하나다. 이 병에는 무엇보다 위의 혹사를 피하도록 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소식을 하고 너무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잡다한 약물 복용을 금해야 한다.
적절한 처방없이 멋대로 쓰는 궤양 치료제나 소화제는 기질적 질환의 진단을 어렵게 하고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건전한 취미 생활로 복잡한 현대 생활의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푸는 것도 이 병의 치료에 좋은 보조요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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