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의 천도는] 100년간 4차례 옮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고구려 계승을 표방하며 대조영이 세운 발해(渤海.698~926)는 2백28년간 모두 네차례나 수도를 옮겼다. 그것도 건국한 지 1백년도 안된 기간에 이뤄졌다. 모란강 상류 동모산 지역(현 지린성 둔화현)에 도읍을 정한 발해는 740년께 서고성(지린성 허룽현)으로 첫 천도를 한다. 그리고 다시 755년 상경성(헤이룽장성 영안현)으로 옮겼고, 또 785년엔 두만강 부근의 팔련성(훈춘)으로 이전했으며, 793년에 다시 상경성으로 되돌아가 멸망할 때까지 도읍으로 삼았다.

755년 상경성으로의 두번째 천도는 당시 당나라에 반기를 들고 난을 일으킨 안록산의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 옮긴 것이다. 발해 천도에 대해 연구한 임상선(교과서문제연구소 소장) 박사는 "건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기에 천도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임박사는 또 "발해의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국토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점차 동쪽으로 천도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며, 서고성과 훈춘의 경우 고구려의 핵심 지역이었다는 점과 농사가 잘 되고 인구가 많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기호(서울대 국사학) 교수는 "경제적 이점이나 고구려와의 연관성 등 천도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추정은 가능하지만, 현재 있는 자료만으론 두 번째 천도 이외에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