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은 「인사 먼저하기」서(자,이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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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무관심 추방」아파트촌·관공서 확산/개포동 재활용품 수거율도 크게 향상/순천시 「식단 간소화」 등 공무원이 앞장
▷개포동 아파트◁
30개동 2천여가구의 서울 개포4동 시영아파트 주민들 사이에는 요즈음 무관심을 몰아내기 위한 「먼저 인사하기 운동」이 한창이다.
아파트 부녀회원들이 앞장서 현관문과 승용차에 『먼저 인사합시다』『안녕하세요』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붙이고 주민들에게 홍보물을 배포한다.
또 어린 학생들에게는 서로 정답게 인사하는 모습을 도안한 가슴부착용 리번과 책갈피 등을 나눠주기도 한다.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아파트촌 주민들 사이에 이같은 무관심추방 캠페인이 벌어지게 된 것은 관할 강남구청에서 「이웃알기 한마음운동」을 전개하면서부터.
강남구청은 중앙일보의 「자,이제는…」기획 연재를 계기로 6월말부터 이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하고 첫번째 과제로 인사하기운동을 선정해 몇몇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홍보물을 제작,배포하는 등 시범사업을 벌여왔다.
한달여의 실천운동을 벌인 결과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서로 공동체의식을 키워가고 있다. 이에 따라 반상회의 참여율도 높아졌고 기타 주민자치활동도 나아지고 있다.
주부 권순영씨(39)는 『먼저 인사하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우유팩 모으기 등 재활용품 수거율도 크게 향상되는 등 주민들의 참여정신이 높아지고 있다』『아파트 주민들이 무관심의 벽을 허물고 서로 다정한 이웃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싹트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규연기자>
▷순천시 공무원◁
『무질서·무책임·무관심 추방은 관공서에서부터.』
「자,이제는…」운동을 벌이는 전남 순천시의 활동은 약간 특이하다.
순천시는 ▲간소한 식단차리기 ▲이웃간 어린이옷 교환해 입히기 ▲애·경사때 화환 안보내기 ▲1회용품 사용안하기 등 8가지 중점 실천과제를 정했으나 시민들에게 실천을 요구하기 전에 공무원들이 먼저 실행에 옮기기 위한 자체과제를 설정,눈길을 끈다.
보통 정부기관에서 연말이 되면 남아있는 예산을 무더기로 사용함으로써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폐단을 고치기 위해 연말이 되더라도 무더기 예산집행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호텔이나 유흥음식점에서 갖던 각종 간담회 등 낭비적인 행사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구내식당이나 대중음식점을 이용하는 등 공직사회에서 먼저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형식적으로 각 단체별로 개최하는 각종 결의대회 등 비슷한 행사는 될 수 있는대로 하나로 통폐합해 시행하고 전시위주의 현수막·플래카드·선전탑의 수를 최대한으로 줄이는 한편 요란한 호화 리셉션 등은 자제키로 했다.
그런가 하면 개인차원에서는 ▲겉치레 인사장 및 연하장 안보내기 ▲사무실에서 개인전화 쓰지 않기 ▲다방에 차주문 하지 않기(일과시간중에 다방 아가씨들이 관공서를 들락날락함으로써 분위기를 해치므로 자판기 이용) 등을 실천과제로 정했다.
순천시는 이와 함께 중앙일보에 연재된 「자,이제는…」기사 스크랩을 2천부 제작,공무원들의 교육교재로 활용하고 각급 기관단체 및 동사무소 민원실에 비치하는 한편 민간단체의 임직원들에게도 배포해 범시민적으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순천시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국민학교 저학년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관내 12개 국민학교를 대상으로 값싸고 실용적인 국산품 애용을 생활화하고 「우리집 낭비요인 찾기」 등을 통해 근검절약을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구두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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