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라톤 침체늪 빠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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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 마라톤이 장기적 기록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마라톤은 지난81년 호주의 카스텔라가 2시간8분18초로 2시간8분대에 진입한 이래 해마다 기록단축을 거듭, 88년에는 에티오피아의 벨라니네 딘사모가 2시간6분50초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등 기록경신의 절정을 맞기도 했으나 이후로 이렇다할만한 기록을 내지 못하고 침체기를 맞고있다.
특히 85, 86년에는 지부티의 아메드 살라, 포르투갈의 카를로스 로페스, 영국의 스티브 존스, 일본의 고다마와 이토, 호주의 카스텔라등 많은선수가 앞다퉈 2시간7분대를 기록하면서 세계기록을 차례로 경신해 기록 수립의 러시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신기록행진은 89년들어 주춤하기 시작, 그해 탄자니아의 주마 이캉가가 뉴욕마라톤에서 2시간8분1초로 우승한 이래 오늘까지 단 한명의 선수도 2시간7분대마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웬만한 주요 국제마라톤 우승기록이 2시간9∼10분대에서 결정되고 있는게 마라톤의 현주소다. 특히 올림픽 마라톤은 세계 정상급 마라토너들이 총집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896년 아테네올림픽에서부터 이번 대회까지 22번의 마라톤 중에서 단 두차례만 2시간9분대를 마크했을뿐 나머지는 2시간10분이후의 저조한 기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기록발전이 정체된 주원인은 80년대중반을 강타했던 흑인세가 대부분 노령화됐는데다 이들을 받쳐줄 역량있는 신예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
올림픽에서 중장거리부문을 석권하고 있는 케냐·탄자니아등 아프리카 강국들이 마라톤에서 퇴조를 보이는 이유는 이들의 잠재력을 마라톤에 연결시키는 지도자, 노하우의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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