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시장 큰 불/점포 백80개 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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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노래방손님 대피소동… 20억 피해
7일 오후 9시40분쯤 서울 청량리동 730 청량리시장(대표 배천식·55)에서 불이나 1,2층 상가건물의 의류점 등 1백86개 점포 가운데 1백80개를 태워 20억(경찰추산 5억)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불이 날 당시 상가2층의 태평양카바레와 아리조나노래방에는 손님과 종업원 1백30여명이 있었고 1층 상점주인들도 20여명이 자리를 지켰으나 재빨리 빠져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미처 상가를 나오지 못한 10여명은 2층 옥상으로 대피한뒤 물받이 홈통을 타고 탈출했으며 일대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이날 불은 2층으로 통하는 1층계단 부근의 의류가게에서 일어나 삽시간에 옆가게들을 태우고 2층으로 불길이 번졌으며 인화성이 강한 의류·신발 등이 많아 피해가 커졌다. 경찰은 불이난 상가의 문이 잠겨있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일단 누전에 의한 화재로 추정하고 가게주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불이나자 동대문·성북소방서 등에서 사다리차 3대·펌프차 5대 등 모두 71대의 소방차와 소방관 2백48명이 출동,진화작업을 벌였으나 옷가지·신발 등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로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48년에 문을 연 청량리시장은 연건평 7백50평으로 1층에는 의류·신발·그릇가게 등 3평내외의 점포 1백80개가,2층에는 카바레 등 6개업소가 입주해 있으며 시장건물만 연 3백67만원의 화재보험에 들어있어 영세상인들은 피해보상길이 막연하다.
청량리시장은 소방서에서 올 4월9일 실시한 정기소방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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