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신도시 교통 대혼란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신행주대교 붕괴… 교통 “비상”/연말까지 3천6백세대 입주/출퇴근 혼잡 “불보듯”… 입주거부 우려도
신행주대교 붕괴는 서울을 포함,수도권교통망 구축계획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은 가운데 특히 8월말부터로 예정된 일산신도시 입주가 시작될 경우 이 일대 교통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행주대교는 하루 평균 3만여대의 차량이 통과,출퇴근시간 교통체증이 한계점을 넘어선지 오래된 상태.
일산 신도시에는 8월말까지 7백86가구 3천1백여명이 입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3천6백58가구 1만4천여명이 입주하는 등 95년말까지 6만9천가구 28만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신도시 입주가 완료될 경우 행주대교를 통해 일산 등 경기 북부지역으로 가는 교통량은 현재보다 두배가 늘어난 하루 6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경기도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왕복 2차선인 행주대교의 최대 교통처리능력은 하루 평균 3만여대를 넘을 수 없어 당장 내년부터 이 지역 교통은 처리용량을 넘게 된다.
더구나 건설부가 신행주대교의 연계도로망으로 건설중인 오두산∼신행주대교의 1단계 자유로공사와 수색∼일산(9.3㎞),서오릉∼신사동(10.5㎞),구파발∼고양시 원흥동(4.7㎞),행주대교∼벽제(18.5㎞) 등 5개도로가 연말 완공될 예정이나 신행주대교의 붕괴로 인해 이들 도로도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건설부는 이에 따라 이들 도로의 공기연장도 검토하고 있으나 붕괴된 신행주대교 공사가 완공되려면 앞으로 최소한 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공기를 연장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행주대교를 통해 서울을 왕복하는 차량들은 대교입구에서 극심한 병목현상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행주대교의 병목현상으로 88올림픽도로의 교통체증현상까지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행주대교의 서울시 경계지점인 강서구 개화동일대 교통량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하루 교통량은 행주대교 통과차량을 포함,3만3천여대.
그러나 교통량은 해마다 20%씩 증가추세에 있어 신행주대교 붕괴로 인한 88도로의 교통난은 피할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같은 교통난 예고로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입주거부사태도 예상돼 신도시 기능자체가 마비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최영규기자>
◎신행주대교 어떤 다리인가/87년부터 백70억들여 특수공법으로 공사
건설부와 서울 지방국토관리청이 기존 행주대교(왕복 2차선)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덜기위해 발주,(주)벽산건설이 87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연말 완공예정이었다. 총공사비 1백70여억원을 들여 길이 1천4백60m,폭 14.5m(왕복 4차선)의 사장교로 건설중이었으나 올림픽대교의 사장교와는 달리 주탑이 2개이고 각 주탑이 Y자형태로 설계돼 이 사이를 통과토록 돼 있는 것이 특징.
사고전까지 사장교 건설에서 어려운 공사로 통하는 주탑과 이를 사각으로 지탱하는 콘크리트 사장재공사를 이미 끝냈다. 또 고양시 행주외동쪽에서 이어온 다리의 상판공사도 평면교 및 두개의 사장교주탑을 지나 골조공사를 마무리했으며 서울 강서구쪽에서 이어온 다리상판과 60∼70여m간격을 남겨놓고 마지막 연결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등 85%의 공정을 보였다.
이 공사는 보스판테크닉오스트리아(VTA)사와 합작,국내 처음으로 주탑과 상판을 강선만이 아닌 콘크리트 강선 사장재로 연결하는 공법을 사용했으며,교각밑 암반이 무른 편이어서 25개의 교각기초를 다지기 위해 특수화학 용액으로 지반을 굳힌뒤 철근콘크리트로 건설중이었다.
◎벽산건설 어떤 회사인가/50년대 극장사업으로 돈벌어 설립/작년 3천억원 매출 도급 순위 19위
벽산건설은 영화사업에서 출발,50년대에 단성사·중앙극장 등을 인수해 부를 일으킨 김인득명예회장이 62년에 설립한 그룹의 주력회사.
모회사인 한국슬레이트공업을 설립한뒤 60∼70년대 새마을운동의 농가지붕 개량붐을 타고 슬레이트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벽산은 일약 재벌로 뛰어올랐고 흥행업에서 제조업으로의 탈바꿈에도 성공했다.
이후 석유파동때는 (주)벽산의 단열재사업으로 재미를 봤고 농기구 보급의 확대에 힘입어 농기계 회사인 동양물산의 부피도 커지는 등 주로 건설·자재 부문을 중심으로 뻗어나가 그룹으로서의 모양을 갖추었다.
그룹 주력회사인 벽산건설은 70년대 개발바람과 함께 토목공사 위주로 착실히 성장해오다 88년에는 정우계열 5개 회사를 인수·합병해 주목받았는데 지난해 매출액 3천3백30억원에 국내 도급순위는 19위. 최근에는 토목공사외에 도심지 재개발·재건축에 힘을 쏟아 왔고 사장은 김 명예회장의 3남인 희근씨(46).
벽산그룹은 지난해 서울역앞 동자동에 새 사옥을 완공,입주한데 이어 김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장남 희철씨를 그룹회장으로 2남 희용씨(50)는 동양물산 사장으로 각각 선임해 2세 체제를 갖추었다.<이철호기자>
□80년이후 교량붕괴 사고
▲83.6.13 대구 금호대교 건설중 붕괴,인부 2명 사망 6명 중경상.
▲85.6.29 경기도 성남시 여수교 붕괴,15명 중경상.
▲85.10.27 서울 개포동 영동5교 붕괴,15명 중경상
▲89.4.8 서울 올림픽대교건설중 붕괴,1명 사망 2명 중경상.
▲91.3.26 경기도 구리시 팔당대교 붕괴,1명 사망.
▲92.7.30 경남 남해 창선대교 붕괴,1명 사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