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은 “여가” 비는 “돈벌이”우선/홍콩지 10개국 관심도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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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태지역 부유층/높은 교육열·사치품 선호 등 “공통점”/재산투자방법 “주식·부동산·채권”순
「한국과 일본은 여가쪽에,필리핀과 말레이시아는 돈벌이에 더 관심이 많다.」
홍콩의 시사주간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FEER)가 최신호에서 밝힌 아시아­태평양지역 10개국 부유층 라이프 스타일을 조사했다.
FEER지가 지난 4∼6월 한국을 비롯,일본·싱가포르·홍콩·대만·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호주·필리핀 등 10개국의 월소득 2천5백달러(약 2백만원)이상 부유층 3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부유층」은 아직 사회적 계층으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활행태에서 고소득·레저추구·사치품 선호 등의 공통점을 지니고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급속히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서구의 경제쇠퇴와 대조를 보이는 아태지역의 번영에 따라 10개국의 「아시아 부유층」은 현재 3천3백만가구에서 8년후인 2000년에는 5천만가구로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 및 인종에 따른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높은 교육열이다.
『부모들은 고생하며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우리 세대는 다르다』(한국),『교육만이 당대에 빈곤에서 부유층에로 입신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태국)라는 반응들은 다른 국가에도 공통으로 적용된다.
조사에 응한 3천명의 평균연령은 42세,이들의 91%가 대졸이며 한국은 9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높은 교육수준과 함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서구인의 생활방식을 모방하며 고가품 구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점이다.
이탈리아패션,스위스시계,프랑스 코냑,서구의 승용차 등이 구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가격에 관계없이 최고품을 고르겠다』는 소비행태를 보였다.
재산의 투자관리면에서는 주식이 61%로 가장 인기있는 투자방식이었으며 토지·부동산 52%,외환·채권 42%,귀금속·신탁·골동품수집 등의 순서였다.
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은 주식투자가 높은 반면 한국·필리핀은 부동산·토지,호주는 미술품과 골동품 등이 인기종목이었다.
가구당 투자액규모는 싱가포르가 평균 1백50만달러로 필리핀 평균의 5배가 넘었고,1백30만달러의 홍콩에 이어 일본·인도네시아의 순서로 한국(36만1천5백달러)은 9위를 차지했다.
소비에서 가장 절제된 반응을 보인 것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였으며,이에 반해 「오늘을 위해 우선 쓰고 보겠다」는 신조는 홍콩과 필리핀이 가장 높았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돈벌이냐,여가냐」는 선택에서 한국과 일본은 여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 필리핀·말레이시아는 돈벌이 쪽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홍콩=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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