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관에 1억5천만원/정건중씨가 빌려줬다/공대설립관련 뇌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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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억은 쓴곳 불명… 유흥비 등 추정/정씨 일당 3백81억 챙겨… 백60억은 회수가능
정보사부지 매각 사기사건에서 정건중씨 일당이 제일생명으로부터 사취한 6백60억원의 행방을 추적한 검찰은 정건중씨가 교육부 대학정책실 학사 지도담당관실 장학관 김우상씨(45)에게 1억5천만원을 빌려준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
검찰은 정씨가 장학관 김씨에게 빌려준 돈이 중원공대 설립을 둘러싼 뇌물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김씨를 불러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정씨는 인천대에 근무하는 백모 교수를 통해 김씨를 소개받아 대학설립문제로 자문을 받다 가까워져 개인적인 친분으로 지난 4월중순부터 5월초까지 세차례에 걸쳐 차용증을 받고 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관련자들로부터 압수한 경리장부·예금통장·영수증·수표 및 계좌확인자료·관련자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6백60억원중 1백87억3천만원이 제일생명측에 어음회수금과 결제금으로 반환됐고 윤 상무에게 예치금이자·대여금 등으로 13억6천여만원이 지급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씨 일당이 어음할인과정에서 77억8천여만원을 이자로 지불해 이들이 실제로 사용한 금액은 3백81억1천여만원이라고 밝혔다.<22면 표참조>
검찰은 이밖에 김인수씨가 사용한 30억원,곽수열씨가 사용한 4억6천여만원 등에 대한 사용처와 내용을 공개했으나 사용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5억1천여만원은 정씨 일당의 룸살롱 및 호텔출입 등 유흥비와 차량유지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제일생명이 정보사부지 매입가능성을 믿게된 동기에 대해 ▲정씨 일당과 김영호씨간에 체결된 매매계약서에 국방부장관 고무인이 찍혀 있고 ▲계약금 76억5천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된데다 ▲윤성식상무가 비자금으로 조성하려한 60억원중 30억원을 착복할 의도가 있었으며 개인채무액 8억원을 회사가 받을 약정이자와 상계하는 등 개인적 욕심이 앞서 약점을 잡혔고 ▲윤 상무가 부동산과 경리를 동시에 책임져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회사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장치가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2억원 상납에 대해 『사주에게 잘보이기 위해 돈을 주었을뿐 비자금 명목은 아니었다』며 8억원중 나머지 6억원은 주택구입 융자금상환과 주택수리비·교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박남규회장과 하영기사장이 부지매입 추진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일단 판단되나 비리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금추적 결과 제일생명이 당장 회수할 수 있는 돈은 부동산에 예금 등 1백6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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