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윤석민은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8경기에 선발 출전해 1승6패로 패전 1위다. 이 페이스라면 1985년 장명부(당시 청보)가 세운 시즌 최다 패(25패) 기록에 도전(?)할 만하다. 김진우의 2군 하차로 구멍난 에이스 자리를 메우고 있는 윤석민의 올해 목표는 15승.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힘들겠다는 걸 깨닫고 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윤석민은 평균 7.2이닝을 던져 이 부문에서도 1위다. 평균자책점도 2.35에 불과하다. 잘 던지고도 지는 윤석민의 낮은 승률은 에이스의 멍에다. 윤석민은 대부분 상대팀 에이스와 맞대결을 한다. 그가 마운드에 선 8경기 중 절반인 4경기에서 KIA는 완봉패를 당했다. 지난달 17일엔 1위 SK를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1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지만 KIA 타선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언제나 해맑은 표정의 윤석민도 그날만은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고, 선배들은 모두 "미안하다"며 사과하기 바빴다.
15일 현대 원정경기를 위해 수원에 온 윤석민은 "그런 말 들으면 제가 더 미안해진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타자들이 원망스러울 만도 한데 그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정말 무던하다.
선발 보직은 처음인 윤석민은 "고교 때부터 많이 던지는 데 익숙해져 있어 6이닝 이상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류)현진(한화)이가 지난해 200이닝을 넘겼는데 저도 180이닝 정도는 던져야죠"라고 말했다.
이제 목표는 단순히 몇 승이 아니다.
"올 시즌 끝까지 평균자책점 3.00은 넘기고 싶지 않아요. 20번 이상은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하고 싶고요."
한편 16일 예정된 프로야구 네 경기는 비로 모두 취소됐다.
수원=이충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