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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회장들이 직접 공장안내/김달현부총리 맞는 기업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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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브리핑보다 견학 위주로 “이미지 심기” 주력
○…국내 기업들은 김달현부총리의 공장방문 일정동안 구체적인 합작논의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겨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개별기업차원으로는 유일하게 북측 일행을 「독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 때문에 1시간 남짓한 짧은 방문시간이지만 향후 본격화될 남북경협에 대비,저마다 좋은 이미지 심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일정에 들어 있는 각 그룹들은 그룹총수가 직접 현지에 내려가 손님을 맞을 방침이며 자칫 지루하기 쉬운 슬라이드 상영이나 브리핑 보다는 생생한 공장견학 위주로 일정을 마련했으며 호감을 살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
○…김 부총리 일행이 방문하는 13개 공장중 5개를 할당받을 정도로 대북한 교역의 민간창구 프리미엄을 톡톡히 받고 있는 대우그룹은 그동안 김우중회장 등이 빈번한 접촉을 통해 김 부총리 등 북한측 경제인사들과 터놓은 「안면」이 있는 터라 다른 기업들보다는 손님맞이에 느긋한 입장.
○…20일 오후 대우중공업과 자동차 등 인천지역 2개 공장을 필두로 시작되는 계열사 공장방문 일정동안 김 회장이 직접 현지에 가서 일행을 영접하는 등 「특VIP」급 대접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고 선물도 다양하게 꾸미고 있는 것으로 전언. 이번 일정에서 유일한 자동차공장인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경우는 가장 짧은 10분짜리 슬라이드상영으로 브리핑을 간단히 끝내는 대신 엔진·차체조립·최종조립 공장 등 관심을 끌 수 있는 3개 공정을 집중 소개해 앞으로 전개될 자동차분야 합작에서 강한 이미지를 심겠다는 전략.
○…삼성그룹은 김달현부총리 일행을 맞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공장과 제일모직공장을 공개하면서 영접업무는 그동안 대북창구 노릇을 해온 삼성물산과 이필곤삼성물산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기로 했다.
삼성측은 김 부총리 일행에게 고 이병철회장의 자서전인 『호암자전』과 『삼성 50년사』,소형 라디오카셋과 16메가D램 반도체로 만든 넥타이핀 등 간단한 선물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대북합작 제의는 보안유지를 위해 김 부총리 일행이 돌아간 뒤 다른 라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한다는 복안.
○…20일 오전 10시50분 기흥반도체 공장에 북한 김부총리 일행이 도착하자 이필곤부회장과 김광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윤종용 가전부문 사장,채오병 제일모직사장 등 그룹 주요인사들이 나와 영접.
이날 브리핑이 끝난 뒤 현장시찰은 1메가와 4메가 생산라인의 통로를 따라 이루어졌는데 삼성측은 『16메가 반도체 실험현장 등 극히 민감한 부분을 빼고는 모두 공개한 것』이라며 『외국 주요인사들에 대해서도 보안유지를 위해 공개시키지 않은 부분까지도 특별히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럭키금성그룹은 당초 계열사 사장들이 영접할 예정이었으나 럭키 청주공장은 그대로 추진하되 22일의 구미 금성전선 시찰에는 다른 그룹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구자경그룹회장이 직접 김부총리 일행을 수행하도록 비중을 격상. 럭금측은 이들 공장이 최첨단은 아니지만 『럭키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치약ㆍ비누 등을 생산하고 전선의 경우 북한이 가장 낙후된 통신의 현대화작업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계획.<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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