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꽃' 자유 되찾나…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연장 여부 27일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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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62) 여사의 가택연금을 즉각 해제하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세계 정상 59명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의 연금 해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15일 미얀마 군정에 전달했다. 군정은 수치 여사의 연금 기간이 만료되는 27일 이를 더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는 27일로 가택연금 기간이 11년 7개월(일수로는 4230일)이 된다.

노르웨이의 오슬로 평화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서한에는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등 미국의 전직 대통령 3명과 존 메이저, 마거릿 대처 등 전 영국 총리 2명,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리오넬 조스팽 전 프랑스 총리, 마틴 멀루니 전 캐나다 총리,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등이 서명했다.

이들은 군정 최고지도자인 탄슈웨(73) 장군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수치 여사는 미얀마에서 혁명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군부와 야당 간의 평화적.비폭력적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치 여사에 대한 석방 요구는 유엔과 유럽연합(EU).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등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유엔 등에서 근무한 뒤 88년 병상에 있던 어머니를 만나러 귀국했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운동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정권을 강제로 탈취, 군정을 펴고 있었다. 수치 여사는 귀국 뒤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이듬해 처음으로 가택연금을 당했다.

그는 연금 중에도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었고 1990년 5월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아직까지도 정권을 넘기지 않고 군정을 펴고 있다. 그 뒤 연금과 해제가 반복됐으며, 현재의 3차 연금은 2003년 5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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