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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Life] 받아주소서, 맛깔스레 차린 내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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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선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빠듯한 가계를 꾸리고 있는 주부들의 경우 상품권 하나도 장만하기 쉽지 않다. 이럴 때 만만한 게 손수 음식을 만들어 돌리는 것. 몸은 다소 고되지만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음식전문가 최신애(사진)씨로부터 음식 선물을 준비하는 요령과 일반 주부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선물 음식(세가지) 만드는 방법을 소개받았다.

최씨는 "음식 선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성"이라며 "시집간 딸의 신행(결혼하고 친정집에서 하룻밤 묵었다가 시댁으로 돌아가는 것)길에 친정어머니가 시댁 어른들에게 챙겨 보내는 이바지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보기에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은 음식 선물에서 더욱 중요한데, 음식 만들기에 쏟는 정성만큼 포장에도 세심하게 배려해야 선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유지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 양념갈비와 너비아니 구이

예부터 쇠고기는 가장 귀한 음식으로 꼽았다. 양념 갈비나 너비아니 구이는 아이.어른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지금도 갈비선물세트는 백화점의 명절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수 갈비와 쇠고기를 구입해 밑간까지 해서 보내면 백화점 상품인 갈비선물세트보다 받는 사람에게 감동을 두배로 줄 수 있다. (소요 예산 20만원)

▶양념갈비 재료=소갈비 3kg, 밑간 양념(설탕 4큰 술, 배즙 1/2컵, 양파즙 1/2컵), 양념장(간장 2컵, 다진마늘 4큰술, 생강즙 4큰술, 배즙 1컵, 육수 1컵, 설탕 1/2컵, 깨소금 5큰술, 참기름 5큰술, 조선간장 2큰술, 꿀 1/2컵,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① 살이 넉넉한 갈비를 5cm길이로 토막을 내 온다. 갈비의 기름을 떼어 내고 칼집을 깊게 넣어 아코디언처럼 넓게 펼친 뒤 사선으로 잔 칼집을 내준다. ② 갈비를 키친타월 위에 올려 핏물을 완전히 뺀다. 핏물을 제대로 빼야 잡냄새가 없다. ③ 다시한번 갈빗살에 붙은 기름기를 제거하고, 밑간 양념을 발라가며 돌돌 말아 둔다. ④ 먹기 2시간 전에 양념장에 재워 숯불이나 팬에 굽는다.

▶너비아니 재료=쇠고기 안심 1kg, 밑간 양념(설탕 4큰술, 청주 2큰술, 양파즙 3큰술), 양념장(간장 2컵, 꿀 1컵, 깨소금 3큰술, 다진마늘 3큰술, 다진파 3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① 쇠고기는 로스용보다 약간 두껍게(5㎜) 썰어와 키친타월로 핏물을 뺀다. ② 밑간 양념을 섞어 쇠고기와 조물조물 주물러 둔다. ③ 10여분 지난 후 양념장을 추가해 포장용 그릇에 옮겨담는다. ④ 먹을 때는 꼬치에 끼워 석쇠에 굽는다.

▶포장 재료=바구니 1개, 포장 그릇 2개(대.소), 양념통 3개, 보자기 1장

▶예쁘게 포장하기=바구니 안에 함께 들어갈 서로 다른 크기의 그릇을 선택한다. 큰 그릇에는 양념 갈비를, 작은 그릇에는 너비아니 고기를 담는다. 양념통에는 갈비용(2개).너비아니용을 각각 담고 표시해준다.

▶맛있게 먹기 메모=고기를 양념장에 오래 재워두면 양념 맛만 나서 밑간만 하고 양념장을 따로 보낸다. 다소 번거롭더라도 먹기 두시간 전에 재웠다가 요리하면 고기의 맛이 훨씬 좋다.

*** 두텁떡

우리나라 전통의 떡은 케이크보다 훨씬 뛰어난 음식 선물이다. 그 중에서도 두텁떡은 수라상에 오르던 궁중요리로 떡 중에 떡으로 꼽힌다. 시루에 팥고물을 얹고 찹쌀가루를 한 수저씩 놓은 뒤 밤.대추.잣.호두 등 건지를 얹은 다음 그 위를 다시 찹쌀가루로 덮고 팥고물을 얹어 찌는 과정을 거친다. 만들어 보내는 이의 정성이 느껴지는 선물 음식이다. (소요 예산 3만원)

▶재료=찹쌀가루 10컵, 간장 1컵, 생수 2컵, 꿀 2/3컵, 팥고물(팥 15컵, 간장 4큰술, 황설탕 1컵, 흰설탕 2컵), 두텁소(밤 4백g, 대추 2백g, 잣 50g, 호두 60g, 팥고물 2컵, 다진 유자 3큰술, 유자청 3큰술, 꿀 3큰술, 계피가루 1/2큰술)

▶만드는 법=① 찹쌀가루에 간장(3큰술).꿀.생수를 함께 섞어 체에 내린다. ② 팥고물 만들기(팥을 하루정도 불린 뒤 김이 오른 찜통에서 팥이 터질 만큼 푹 찐다. 무르게 익은 팥은 나무 주걱으로 으깨어 체에 한번 내린다. 체에 내린 팥에 간장(4큰술).황설탕.백설탕을 넣고 보슬보슬할 때까지 볶는다. 팥이 식은 후에 어레미에서 내리면 팥고물 완성. 팥고물을 만들기 어려우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팥앙금을 사다가 집에서 볶아도 된다.) ③ 두텁소 만들기(밤을 끓는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겨 사방 0.5cm정도로 네모나게 썬다.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밤과 같은 크기로 썬다. 잣은 고깔을 떼어 내고 깨끗이 닦아둔다. 호두는 더운 물에 소금 약간 넣고 살짝 데쳐 이쑤시게로 속 껍질을 벗긴 후 알맞게 잘라 둔다. 나머지 재료를 혼합해 구슬만한 완자, 즉 두텁소를 만든다. 유자가 없을 땐 시판하는 유자청을 사다가 건더기와 청을 이용하면 된다.) ④ 떡찌기(김이 오른 찜통에 젓은 행주를 깔고 팥고물을 듬뿍 얹은 다음 떡가루를 수북하게 한수저씩 드문드문 올린다. 떡가루 가운데 두텁소를 얌전히 올린 뒤 그 위에 다시 떡가루 한수저씩을 덮는다. 쌀가루가 떨어지지 않게 팥고물로 덮은 다음 봉우리 사이로 다시 '떡가루→두텁소→떡가루→팥고물'을 얹고 30분 정도 찐다. 반복해 몇차례 찐다. 꼬치로 찔러 보아 흰가루가 묻어나지 않으면 불에서 내려 쪄진 떡을 하나씩 수저로 떼어 용기에 담는다.)

▶포장 재료=은색 종이박스, 초록(넓은 것).은색(좁은 것) 테이프, 한지, 셀로판지, 조화

▶예쁘게 포장하기=종이 테이프를 종이박스 뚜껑 위에 글루건으로 십(十)자모양으로 붙인다. 초록 테이프 위에 가는 은색 테이프를 덧붙인다. 테이프 중앙에 예쁜 조화를 붙여 뚜껑 꼭지처럼 보이게 한다. 떡은 한지와 셀로판지를 깔고 담은 뒤 뚜껑을 덮는다.

▶맛있게 먹기 메모=굳지 않았을 때 냉동실에 넣어두면 나중에 꺼내 먹어도 부드럽게 해동돼 바로 먹을 수 있다.

*** 약고추장과 김 장아찌

손맛이 다소 떨어지는 주부들도 열의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약고추장은 고추장에 참기름과 쇠고기 등을 넣고 볶아 만든 것으로 별식 반찬으로 요긴하다. 흰쌀밥에 약고추장 한 술 얹어 비비면 다른 반찬 없이도 훌륭한 비빔밥이 된다. 찌개를 끓일 땐 비상용 양념장으로도 쓸모가 있다.

김은 보통 굽거나 무쳐 먹는데 장아찌를 만들어 밑반찬으로 먹어도 훌륭하다. 따뜻한 밥 위에 짭쪼름한 김을 한두 장씩 올려 먹으면 별미다. 특히 죽을 자주 드시는 노인분이 있는 가정에선 죽 반찬으로 좋다. (소요 예산 5만원)

▶약고추장 재료=쇠고기 6백g, 고추장 3컵, 양념1(청주 1큰술, 다진마늘 2큰술, 양파즙 2큰술, 생강즙 1큰술, 참기름 2큰술, 소금 1작은술), 양념2(설탕 1/3컵, 참기름 1/2컵, 배즙 1/2컵, 꿀 1/3컵, 후추 약간), 잣 1/2컵

▶약고추장 만드는 법=① 쇠고기는 기름기 없는 부위를 곱게 갈아 온다. ② 간 쇠고기를 키친타월 위에 올려 놓고 꾹꾹 눌러 핏물을 뺀다. ③ 잣은 고깔을 떼어 살짝 씻어 물기를 닦아 놓는다. ④ 팬에 고기와 '양념1'을 넣고 달달 볶은 후 고추장과 '양념2'를 추가해 더 볶는다. ⑤ 알맞게 볶아지면 잣을 넣고 살짝 볶아 마무리한다.

▶김 장아찌 재료=김 1백장, 양조간장 1.8ℓ, 조청(쌀엿) 1.8ℓ, 마른 표고버섯 40g, 녹차 물 1컵, 양파 1개, 다시마 20g, 마늘 1통, 마른 고추 4개, 대파 2뿌리, 깐 밤 5개, 생수 5컵

▶김 장아찌 만드는 법= ① 깊이가 깊은 냄비에 간장과 조청을 섞어 거품을 걷어내며 20분 가량 끓인다(양이 2㎝ 정도 줄어들 때). ② 생수에 큼지막하게 썬 양파.마늘(편 썰기).대파와 불린 표고버섯, 씻은 다시마, 마른 고추를 넣어 중간불에서 20분 가량 끓여 건더기는 걸러낸다. ③ '①'과 '②'의 국물에 녹차 물을 추가해 '①'의 양이 되도록 다시 끓여 식힌다. ④ 김을 10장씩 포개어 길이로 2등분한 뒤 포개어 다시 4등분해 20장씩 반으로 접어 실로 묶는다(이때 약간 공간을 두고 묶는다.) ⑤ 한 묶음씩 '③'의 양념장에 적셔 용기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장을 김 위에 붓는다. ⑥ 10~12시간 후에 뒤집어 놓는다. 사이사이에 밤을 채쳐 켜켜이 깔아넣는다.

▶포장 재료=바구니 1개, 항아리 2개, 조화꽃(또는 생화) 약간

▶예쁘게 포장하기=① 항아리 크기를 고려해 바구니를 구입한다. 무게가 나가므로 바구니는 단단해야 한다. ② 항아리에 음식을 담고, 뚜껑은 랩으로 싼 뒤 뚜껑을 덮는다. ③ 바구니에 항아리를 담고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화꽃을 넣는다. 생화를 쓸 경우엔 바구니보다 약간 꽃이 올라오게 꽃을 자른 후 오아시스(물에 적신 오아시스에 꽃을 꽂은 다음 셀로판지로 오아시스를 감아 싼 후 리본 테이프로 물이 새지 않게 묶는다)로 처리한다. 꽃 색은 강하지 않은 것이 좋다.

▶맛있게 먹기 메모=김 장아찌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달 가량 먹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김에 간이 들어 더 맛있다. 상에 낼 때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실을 풀어내는 게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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