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없는 사기행각 전초기지/김인수씨 설립 명화건설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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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계·군인사 만나며 “위세용”이용한듯
정보사부지 매각 사기사건의 핵심 김인수씨(40)의 명화건설은 지금껏 가려져있던 그의 행적만큼이나 수수께끼로 꽉차있다. 회사의 성격이나 업종도 모호하고 대부분 직원들은 주거지조차 불분명한 상태. 지난 3월6일 남산 서울타워 건물에 계열사인 「피손하빌라」와 함께 문을 연 명화건설이 관할구청에 등록한 사업내용은 건설·주택분야.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특별한 실적도 없이 매달 1백7만원씩의 임대료(보증금 1천76만원)를 물며 사실상 회장 김씨의 위세용 사무실로 운영돼 왔다는게 한때 이곳에 근무했던 직원의 말. 이곳에서 김씨는 구속된 성무건설 정건중회장의 부인 원유순·정명우씨 등과 접촉하거나 외부인사들과 만나며 자신이 정계 및 군유력 인물과 절친한 사이임을 선전해 왔다는 것이다.
또 전군무원 김영호씨와의 「깊숙한」관계를 입증하듯 국방부 등을 드나들며 군 관련 부동산 관계서류 등으로 보이는 자료 등을 가지고 다녔다는 얘기도 나와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심증을 더하게 한다.
이곳의 직원은 김씨를 포함,모두 10명.
그러나 김씨를 직접 모신(?) 운전기사·경리 등 5명만이 남아있을뿐 나머지 4명은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5,6월 모두 퇴사했다.
운전기사 이모씨(25)는 서류상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로 주민등록이 돼있으나 확인결과 먼 친척집으로 드러났으며 친척들은 그가 인천에 살고있다는 정도만 알고있다.
유모양(20)도 오빠(40) 등과 함께 78년부터 부천에 주민등록이 돼있을뿐 이곳에 전혀 거주한 흔적이 없으며 신모씨(47)는 이름의 가운데자를 바꾼채 회사출입증을 만들었으나 주소지(서울 노고산동)엔 연고조차 없는 상태.
상무 유모씨(44)는 『지난 3월 친구소개로 5억원의 자본금을 내고 참여했으나 김씨가 정확한 업무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월급조차 안주더니 어느날 잠적해버렸다』며 『뒤늦게 사건보도를 보고 사기당했음을 알았다』고 모호한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한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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