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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효리' 눈만 뜨면 '누드'

중앙일보

입력

돌아보는 2003년 연예계는 어떤 모습일까. 귀를 쫑긋하게 만든 사건·사고도, 탄성과 열광을 자아낸 스타들의 움직임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어두운 소식도 많았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차분히 거울에 비춰본 2003년 연예계의 모습을 대중들의 호흡이 그대로 배어 있는 주요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연예부)

친근한 섹시함…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화제거리

● 이효리

이효리가 솔로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대중들의 관심은 온통 그에게 쏠렸다. 노래, 춤, 의상은 물론 말 한마디까지 화제가 돼 신드롬이 일었다. 이효리는 섹시하면서도 친근하고 털털한 스타일로 지금까지 여성 스타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어필, 폭넓은 사랑을 이끌어냈다.

인터넷 인기검색어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했고 '올해의 인물'로도 자주 거론됐다. 4개월 정도의 활동 기간 동안 10여 개의 CF 계약을 맺고 40억 원에 육박하는 모델 수입을 올리는 등 부와 인기를 단번에 거머쥐었다.

이혜영·함소원 등 외설-예술 줄타기

● 누드

올해는 역대로 가장 '옷을 많이 벗은 해'다. 연예인 누드 광풍이 일반인들에까지 전파돼 누드 촬영 붐이 일었을 정도. 작년말 성현아로 시작된 누드 열풍은 올해 들어 권민중 이혜영 이지현 이주현 함소원 등으로 들불처럼 번져 속살 드러내기 경쟁 양상을 보였다.

그 와중에 헤어누드 공개를 놓고 법적 공방에 휩싸이는가 하면 트리플섹스, 사도마조히즘 등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몇몇 연예인들이 추가 출격 대기 중이라 누드 열풍은 해를 넘겨 계속될 전망이다.

고현정 전격 이혼…손태영·한고은은 열애 '끝'

● 파경

11월 19일 탤런트 고현정과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결혼 8년 6개월 만에 전격 이혼을 발표했다. 연예인 출신 재벌가 며느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고현정은 이혼 이후 언론을 피해 잠적 중인데 연예계 복귀 여부로 계속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해 12월 파경 위기에 몰린 최진실 조성민 부부는 이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사생활 폭로를 하고 고소 사태가 이어지면서 골이 더 깊어졌다.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가던 미혼 남녀 스타의 결별 소식도 있었다. 신현준과 손태영은 2년 만에, 한고은과 박준형은 3년 만에 연인 관계를 청산하고 말았다.

A양 납치-P양 괴자금-배인순씨 소설 "누구나?"

● 이니셜

올해는 유난히 연예인 관련 이니셜 기사가 많이 등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A양' 납치 사건과 전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P양' 괴자금 사건이었다. 호텔 주차장에서 괴한에게 납치돼 인질이 됐던 A양 사건은 수사 과정 등이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져 "A양이 누구냐"며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과 내연녀로 알려진 P양이 정치 괴자금에 연루됐다는 소식도 독자들의 궁금증을 야기했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이혼한 배인순 씨는 자전소설을 통해 여러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이니셜로 폭로함으로써 이니셜 맞추기 퍼즐 게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올인'인기 '다모'이어 '대장금'까지 연쇄 폭발

● 폐인

올 한해 TV 시청자들은 1년 내내 드라마 '폐인'으로 지내야 했다. 지난 3월 SBS <올인>이 이병헌-송혜교 커플을 앞세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50%에 육박(최고 47.7%)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8월엔 MBC 사극 <다모>가 전례없이 홈페이지 게시판 글 200만 건을 돌파하며 폐인들을 이끌고 다녔다.

이어 MBC 사극 <대장금>은 '마의 시청률' 50%를 넘기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다모>는 시청률 20%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이었지만 인터넷을 통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한 쌍방향 TV의 발전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윤다훈-김정균 공판 계속 '팽팽'

● 폭행

이경실의 '야구방망이' 가정폭력과 윤다훈-김정균 사이의 폭행 공방은 올 한해 연예계를 장식한 어두운 소식이었다. 지난 2월 9일 이경실은 남편 손 모 씨가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 3월 17일 결국 두 사람은 합의이혼했고, 남편 손 모 씨는 '폭행혐의'로 집행유예 3년에 사회봉사 400시간을 선고받았다.

지난 7월 술자리서 주먹다짐을 한 윤다훈-김정균은 아직도 화해를 못하고 있다. 공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방적인 폭행이다" "서로 주먹이 오갔다"며 주장이 맞서고 있어 탤런트 선후배간 법정공방은 해를 넘기게 됐다.

감독·국회의원의 유혹 당당히 폭로

● 성상납

'섹스하자. 그러면 성공을 주겠다.' 올해는 그동안 연예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성상납 관행의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져줬다. 더욱이 예전처럼 피해자들이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신분을 당당히 밝히고 폭로를 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 11월 말 유명 영화 감독 Q로부터 노골적인 유혹을 받았다는 신인배우 장유화가 일간스포츠 지면을 통해 충격 고백을 했다. 또 미스코리아 출신 이정민도 이달 13일 현역 국회의원으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파문을 확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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