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땅 사기 피해 473억/6공 최대 금융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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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4백30억 어음발행도 제일생명/미결제 2백억 시중에 유통/타회사 연루여부 수사
국민은행 대리의 거액부정인출 사건으로 드러난 서울 서초동 정보사령부 부지 매각 사기사건은 당시 합참 군사연구실 자료과장 김영호씨(52·현재 해외도피중·예비역 육군대령) 등 군관련 인물이 배후로된 대규모 조직토지사기극이며 제일생명측이 이들로부터 사취당한 액수는 당초보다 크게 늘어난 4백73억원대인 것으로 밝혀졌다.<관계기사 6,20,21,22,23면>
이같은 사실은 달아난 사기단의 정영진씨(31·성무건설사장) 등을 검찰에 고소한 제일생명 유성식상무(51)가 5일 경찰에서 진술함에 따라 드러났다.
윤 상무에 따르면 지난 1월7일 정보사부지 매입대금(당초 6백60억원)중 계약금 형태로 지급,국민은행 압구정서지점에 입금된 2백50억원(이중 20억 인출)과 별도로 2월17일 정씨 등에게 중도·잔금조로 총액면가 4백30억원의 약속어음(9장)을 발행해주었다.
이들 어음은 결제일이 4월6일∼11월2일로 된 액면가 20억∼80억원 짜리로 정씨 등이 결제일까지 시중에 유통시키지 않아 효력이 정지된 3장(액면가 90억원)과 토지대금을 깎기로해 회수한 80억원짜리 1장(결제일 11월2일)을 제외한 어음 4장 2백억원이 이미 부도가 났거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또 결제일 6월2일자 어음 60억원은 제일생명측에서 결제를 했으나 이중 17억3천만원을 정씨측으로부터 회수,결국 현금·어음을 포함한 제일생명의 피해액은 4백72억7천만원으로 드러나 6공 최대의 금융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지난해 12월23일 정씨 등과 부지매매계약당시 일당인 정명우씨(55·인쇄업)가 당시 합참군무원 김씨로부터 정보사부지 1만7천평을 매수한 국방부장관 고무인이 찍힌 매매계약서를 보여주면서 「이중 3천평을 파는 것」이라고 했으며 5월9일 김씨를 직접 만나 직책을 확인,믿을 수 있는 거래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당시 『정보사부지가 여의치 않으면 곽수열씨(45) 명의로 이전될 부근 서초동 1500일대 3천평의 매매를 알선해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이에 따라 이들이 일단 직책을 이용한 김씨를 정점으로 정명우·정영진·곽수열씨 및 성무건설회장 정건중(47·재미교포),직원 박영기(42)씨 등 최소한 6명이상으로 구성된 조직사기단으로 보고 일단 신원이 확인된 정·곽·정씨 등 3명에 대해 5일 법무부에 출국금지요청을 했다.
검·경은 또 이들이 제일생명측의 6월2일자 어음(60억원)을 시중에 유통시킨뒤 이의 결제용으로 제일생명측에 제시한 담보물중 H전자·D건설 명의의 부도당좌수표와 이미 타인에 담보로 설정된 S제약 대표명의 토지 수십만평의 등기권리증이 포함된 것으로 미뤄 이들이 제일생명외에도 다른 회사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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