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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잊는 「식물원 경찰서」/경북 경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사무실에 10여종 화초길러 “시원한 여름”
『꽃과 식물을 길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고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지요.』
경북 경산경찰서 직원들이 각 사무실에 화초와 넝쿨식물을 길러 사무실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에어컨 없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짜내 경찰서 전체가 식물원처럼 변해가고 있다.
특히 정보과 사무실에는 팔손이등 넝쿨식물이 줄을 타고 천장에까지 시원하게 뻗어오르고 스킨다이버스·산죽·관음죽·난초 등 10여종의 각종 화초들도 즐비하다.
이 경찰서 직원들은 이미 정부가 에너지대책으로 올해 에어컨사용을 금지하기 5년전부터 에어컨에 커버를 씌워두고 사무실 중간에 선풍기 한대만 놓고 여름을 넘겨왔다.
『에어컨을 틀면 차가운 공기에 민감한 스킨다이버스와 넝쿨식물들이 죽기 때문이지요.』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자칫 거칠어지기 쉬운 직원들의 정서순화와 방문객들에게 부드러운 경찰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식물원속에서 근무를 하는 것 같아 직원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근무의욕도 높아졌다』는 양병택정보과장(51·경감)은 『민원인들에게 경찰의 인상을 부드럽게 심어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초는 직원들이 집에서 기르던 것을 가져오거나 출장비에서 조금씩 떼 모은 돈으로 한개씩 구입했다. 직원들의 하루일과도 출근과 함께 화초에 물주는 일로 시작되며 토요일에는 함께 모여 흙을 갈아주고 거름을 주기도 해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더욱이 흠뻑 젖은 화분 흙에서 하루 종일 수분을 내뿜어 실내습도 조절에도 큰 효과도 얻고 있다.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한 김한수씨(44·경산시 중방동 139)는 『사무실에 화초가 많아 보기에 좋고 직원들의 인상도 한결부드러워 보여 좋다』고 말했다.<경산=김선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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