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만 분리… 쓰레기 뒤범벅(자,이제는…:1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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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재활용함도 오물로 가득/실시반년… 못버린 옛버릇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 1단지내 동사무소앞에는 병류·고철류·캔류·플래스틱류 등 네종류의 재활용쓰레기 수거함이 나란히 놓여있다. 지난 2월부터의 쓰레기 분리수거제 시행에 따라 아파트단지안 곳곳에 마련된 시설의 일부다. 그러나 실시 6개월에 접어들도록 주민들의 의식은 「옛버릇」그대로다.
병류수거함에 과자봉지와 휴지가 수북이 쌓여있고 고철류함에는 아예 쇠조각 하나없이 음식찌꺼기와 화장실 오물만이 뒤범벅돼 있었다.
2일 오전 11시부터 30분동안 이곳에 쓰레기를 가져온 주민 16명중 제대로 분리해 버린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얼마후 한국자원재생공사 수거요원들이 도착,수거작업을 시작했다.
이들 재활용품 수거함에는 80㎏의 쓰레기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재활용 쓰레기는 15㎏뿐이고 80% 이상이 자원활용을 할 수 없는 스티로폴·비닐봉지·컵라면 등.
반면 옆에 따로 놓여있는 일반 쓰레기통에서는 알루미늄캔·우유팩·철사조각 등 재활용 쓰레기가 줄줄이 이어 나왔다.
이곳에서 1백m쯤 떨어진 다른 재활용품 수거함은 완전히 뒤집혀져 내용물이 쏟아져 있고 주위엔 일반쓰레기까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수거요원 박우경씨(42)는 『주민들의 비협조로 40㎏의 재생 폐품을 수집하는데 10분이면 될 것을 50분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박씨는 기회있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과 분리방법 등을 목이 쉬도록 호소했지만 「쇠귀에 경읽기」라고 했다.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금세라도 고칠 수 있는 옛버릇,언제까지 계속될까.<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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