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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달군 대작들 한국 무대 성적표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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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1회 더 뮤지컬 어워즈(The Musical Awards) 시상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최초로 일반인 심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한국 뮤지컬의 도약을 이룰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선스 초연작품만이 해당되는 최우수 외국 뮤지컬상 최종 후보에 오른 5개의 작품을 소개한다.

●미스 사이공(Miss Saigon)=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미군 병사(크리스)와 베트남 여인(킴)의 애절한 사랑을 노래한 유명 뮤지컬이다. 킴은 베트남 전쟁 중 크리스와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헤어진다. 킴은 크리스와의 사랑으로 잉태된 아이를 낳고 그를 기다리다 결국 권총 자살하고 만다는 내용.

크리스 역은 미국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 마이클 리가 맡았으며 베트남 여인 킴은 김보경과 김아선이 연기했다. 김보경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총 6개 부문에서 수상 경쟁 중이다.

'오페라의 유령''레미제라블''캣츠'와 더불어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 공연됐으며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8만 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쓰릴 미(Thrill me)=실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05년 5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공연됐다. 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했던 악명 높은 흉악범죄를 바탕으로 만든 섬세한 심리극이다. 14살 어린이를 살해한 용의자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이 주인공이자 단 2명뿐인 출연진이다.

한국 공연에서는 뮤지컬계의 스타 류정한(남우주연상 후보)과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배우 최재웅이 네이슨 레오폴드 역을 맡았다. 상대역인 리차드 롭은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주목받은 김무열(남우조연상 후보)과 신인배우 이율(신인남우상 후보)이 연기했다.

90분간 쉼없이 이어지는 공연에선 잠시도 끊이지 않는 음악이 특징이다. 무대 위 피아노 한대만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필수적인 장치다.

●애니(Annie)=1976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초연됐고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그 해 토니상 7부문을 휩쓴 작품이다. 원작은 해롤드 그레이가 1924년 뉴욕 데일리 뉴스에 연재한 '고아소녀 애니'다.

만화영화.드라마.영화를 통해 극화됐던 고아 소녀 애니의 이야기는 작곡가 찰스 스트로우스에 의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영화로 만들어진 '애니'는 86년 국내 개봉됐다.

뉴욕의 한 고아원을 배경으로 자신을 찾으러 오겠다고 약속한 부모를 기다리며 툭하면 부모를 찾아 고아원을 빠져 나갈 궁리만 하는 애니의 얘기를 다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애니가 부르는 '내일(Tomorrow)'이란 노래는 가녀린 소녀가 부르지만 힘있는 호소력이 돋보이는 명곡이다.

애니 역은 포크가수이자 '맘마미아' 등 수많은 뮤지컬에도 출연한 이정열의 딸인 이지민(11)양과 부모 모두 성악가인 전예지(13)양이 연기했다.

●에비타(Evita)='아르헨티나여, 날 위해 울지 말아요'란 곡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실존했던 에바 페론('에비타'는 애칭)의 이야기다. 에비타는 아르헨티나 페론 대통령의 부인으로 국모(國母)로 추앙받았던 인물이다.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에서 국모의 자리에 오른 에비타가 서른 셋으로 요절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탄탄한 구성과 감동적인 음악으로 엮어냈다.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네번째 작품. 거의 모든 국내 뮤지컬 여배우들이 응모한 오디션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배해선과 김선영이 발탁돼 더블 캐스팅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극을 이끈 또 한 명의 중심 인물인 혁명가 체 게바라는 뮤지컬 스타 남경주가 맡았고 배우 송영창이 페론 대통령을 연기했다.

●올슉업(All shook up)=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로 만들어진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극의 구성은 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모티브를 얻어 꾸며냈다. 유명 노래를 모아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은 흔히 스토리의 허술함을 지적받곤 하지만 이 작품은 이야기 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현재 브로드웨이 최고의 음악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티븐 오레무스가 음악을 맡아 올드 팝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정성화와 이정화가 각각 남.녀 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외국인인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상.안무상 두 부문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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