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값은 착해지고 시설은 똑똑해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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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업체들은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분양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수요자들은 자신의 청약가점제 점수에 따라 청약 여부를 저울질하는 분위기지만 곳곳에서 물량이 쏟아진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업체들의 물량도 적지 않아 분양시장이 대체로 들뜬 분위기다.

최근 분양 단지들은 ‘싸고 똑똑한’ 아파트로 특징지워진다. 자치단체의 규제로 분양가는 저렴한 반면, 각종 첨단시설 등을 갖춰 편리성은 훨씬 좋아진 것이다.

분양가, 주변 시세 못 넘긴다

요즘 분양단지들은 모두 택지지구ㆍ신도시 등 공공택지가 아닌 민간택지 물량.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아직 받지 않지만 사실상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치단체들의 분양가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분양가자문단 등을 구성해 분양가를 심의해 규제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규제하기도 하지만 자치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주변 시세 이하’를 요구한다.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처럼 드러내놓고 분양가 문제로 분양진통을 겪는 단지 뿐 아니라 최근 분양되는 단지들은 대부분 알게 모르게 분양가 줄다리기를 거친다. 수요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

오산 원동 힐스테이트(35∼50평형 433가구)는 분양가를 평균 780만원으로 최종 확정해 11일 모집공고를 내고 이날 모델하우스 문을 열었다. 주변 시세가 8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셈이다.

오산시에서 분양가를 평당 800만원 이하에서 결정하도록 권고해 업체 측은 당초 계획한 분양가를 일부 하향조정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 송내동 GS자이(32∼47평형 436가구)의 분양가는 평당 1100만∼1330만원선이다. 평균 평당 1200만원대로 업체 측이 예정한 가격보다 평당 100만원 가량 낮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에서 지난해 5월 같은 동에 분양된 대우푸르지오 분양가에 물가 상승률 정도만 더 받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지오(25∼48평형 812가구)의 분양가는 평당 980만∼1340만원이었다.

층은 물론 방향에 따라 분양가 차등

업체들은 같은 평형에서도 층 뿐 아니라 방향에 따라서도 분양가를 나눠 매긴다. 미아뉴타운 래미안1ㆍ2차 단지가 그렇다. 남향이 가장 비싸고 남서ㆍ남동향, 동향 순이다. 44평형의 경우 기준층 기준으로 남향은 6억5000만원인데 동향은 6억3700만원으로 남향이 1300만원 더 비싸다.

송내자이는 경인고속도로 변이어서 소음이 우려되는 일부 가구의 발코니 확장비용을 싸게 매겼다. 32A평형의 경우 1550만원인데 108동 3호 라인은 1360만원이다. 47평형의 경우도 다른 가구는 1800만원인데 108동 1호라인은 167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대건설은 오산 힐스테이트의 발코니확장비용을 소비자들의 확장 부분을 선택할 수 있게 3가지 타입으로 나눴다. 업체들은 대개 선택의 여지 없이 한가지 타입으로만 가격을 매겨왔다.

평형별로 많게는 3가지 타입으로 나눠 확장 부분을 거실, 침실, 거실+침실 등 중 선택하게 했다. 최상층의 발코니확장비용은 다른 층과 다르고 최상층에서도 두 가지로 나눠진다. 35평형의 경우 거실만 확장하면 755만원, 침실 둘 834만원, 거실과 침실 둘 1105만원이다.

35평형 최상층은 거실 958만원, 거실과 침실 둘 1308만원이다.

입주민 편의 위한 첨단 시설도 나와

현대건설은 오산 힐스테이트의 주차장을 모두 지하화하면서 UPIS시스템을 설치했다. 엘리베이터 자동호출 장치로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오면 엘리베이터가 내려와 대기하는 것이다.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길지는 않지만 무료한 시간을 단축해준다.

대우건설이 최근 대구에 분양한 주상복합 월드마크웨스트엔드는 바이오라이팅시스템을 도입했다. 학습,휴식,취침,기상 등 4가지 상황에 맞춰 조명이 자동 조절된다. 공부할 때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녹색 조명이 됐다가 휴식을 취할 때는 눈의 피로가 덜한 청색으로 바뀌는 식이다.

이 단지는 외출하고 들어오면 센서가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 외출 전 상태로 전등을 켜놓기도 한다.

아파트 외관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래미안미아뉴타운 단지는 지붕을 학 모양으로 만들어 눈길을 끈다. 송내자이는 지붕을 높여 ‘ㄷ’자 모양으로 만들고 야관조명시설을 설치해 밤에도 멀리서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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