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에게 묻는다②] 꾸준한 수익 목표 '리서치펀드' 이동식 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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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펀드에 대한 평가는 흔히 수익률로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수익률이라는 것 자체가 과거의 기록으로,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게다가 향후 어느 시점에 어떤 펀드에 투자해야 벤치마크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누릴 수 있는지도 고민거리다. 그래서 똑똑한 투자자라면 수익률과 함께 봐야할 자료가 바로 변동성(초과수익률 표준편차)이다. 수익률은 높고, 변동성은 낮다면 언제 가입하더라도 시장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이동식(사진) LT주식운용본부장은 이같은 원리를 펀드투자에 그대로 실천하는 펀드매니저다. '당신을 위한 리서치펀드'는 이 본부장을 비롯한 세 명의 펀드매니저가 각각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복수운용체제다. 한 명의 펀드매니저가 운용할 경우 스타일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 중에서 복수운용을 하는 경우는 '당신을 위한 리서치펀드'가 유일하다. 올 1월 2일 설정된 이 펀드는 이달 4일 현재 수탁액 2831억원, 연초 이후 수익률 20.33%를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에 대한 궁금증을 운용 당사자인 이 본부장과 함께 풀어봤다.

-다른 운용사에서 하지 않는 복수운용체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LT주식운용본부는 삼성금융계열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의 돈을 사모펀드 형태로 굴려 수익을 내주는 것이 주임무다. 운용본부의 지난 6년간 벤치마크 초과수익률이 219.74%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다음인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쓰는 운용방식이 바로 복수 운용체제다. 회사에서는 이같은 성과를 공모펀드에도 적용해보자고 했다. 리서치펀드는 그 첫째 작품이다. 운용본부의 올해 최대 목표가 이 펀드를 키우는 것이다."

-펀드매니저 세 명이 어떤 식으로 나눠서 투자하고, 수익률은 어느 정도 차이나나.

"주식편입종목은 60개다. 세 명이 각각 40개를 골라 담당한다. 당연히 겹치는 종목도 있다. 매니저간 수익률 차이는 ±1% 정도다."

-연초 이후 20.33%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비결이 있다면.

"우리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만을 토대로 펀드를 운용하지 않는다. 운용본부 자체에서 기업 재무제표 분석과 탐방 등 독립적인 리서치를 하고 있다. 또 1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삼성투신운용의 리서치팀, 각 증권사의 리서치보고서도 이용하고 있어, 3중 리서치체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타사가 따라하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펀드 수익률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욕구도 강하다. 어찌해야 하나.

"주식시장이 연초 대비 9% 정도 상승했지만 앞으로도 오를 여지가 큰 만큼 더 가지고 있는 게 정답이다. 경기침체국면에서 회복되는 해에는 주식시장이 높은 상승률을 보여왔다. 특히 올해는 한국 증시가 과거 저평가 요인을 벗어나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내 증시 조정설 때문에 기다리는 투자자도 많은데.

"올해처럼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시장에서는 조정을 기다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언제든 들어가야 한다. 단 조정을 고려해 투자금을 몇차례 나눠서 넣는 것이 요령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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