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보다 빠른 무선랜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미국 인텔이 노트북 무선랜 속도 경쟁에서 또 한 발 앞서갔다. 인텔은 9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차세대 무선랜 플랫폼(센트리노 프로)을 발표했다. 션 멀로니 인텔 세일즈 및 마케팅 부사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 로열 메리디앙 호텔에서 센트리노 프로가 탑재된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이 끊김없이 재생되는 장면을 보여줬다. 멀로니 부사장은 "센트리노 프로는 기존 노트북의 무선 인터넷 기술보다 속도는 5배 빠르고,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공간은 2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같은날 서울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인텔코리아의 이희성 사장이 직접 나서 담긴 두 대의 노트북에서 HD급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불러와 대형 TV 화면으로 보여줬다. 노트북 한 대는 현재 사용 중인 무선랜을, 다른 한 대엔 인텔의 차세대 무선랜을 탑재한 것이다. 기존 무선랜을 단 노트북에서 불러온 영상은 자주 끊겼다. 또 동영상을 불러오는 데 걸린 시간도 13초가 걸렸다. 하지만 인텔의 차세대 무선랜이 탑재된 노트북에서 영상을 불러 오는 데는 4초밖에 안걸렸다. 끊김 현상도 전혀 없었다.

인텔이 이날 PC플랫폼인 센트리노의 후속작으로 발표한 센트리노 프로에 탑재된 무선랜은 기존보다 다섯배 가량 빠른 300Mbps의 속도를 지원한다. 이는 국내에서 KT 등이 인터넷 접속 서비스로 제공하는 광랜의 속도 100Mbps 보다 세 배나 빠른 것이다. 결국 유선보다 빠른 무선랜 시대가 열리게 된것이다. 인텔은 앞으로 데스크톱 PC나 노트북에 센트리노 프로의 탑재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께 대부분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랜선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성 사장은 "가정에서 동영상 파일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기업에서 네트워크 백업작업 등을 할 때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0Mbps의 전송속도면 CD 한 장 분량인 700MB짜리 영화파일을 18초면 전송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센트리노 프로를 탑재한 노트북끼리는 30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이 속도로 인터넷을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사무실서 사용하는 PC가 실내 안테나(AP)에 접속한 뒤 다시 KT나 하나로텔레콤 등이 서비스하는 유선망을 통해 인터넷 회사의 서버에 접속해야한다.그런데 유선망의 현재 최고속도가 100Mbps밖에 안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이 이날 일제히 출시한 센트리노 프로를 탑재한 노트북의 무선랜 속도도 135Mbps수준이다.

상하이=김원배 기자, 서울=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