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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REALESTATE] '버전 업' 청담·도곡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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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서울 강남권 요지에 '미니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도곡동 등 일대 청담.도곡지구다. 낡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이곳이 재건축사업을 통해 고층 아파트 숲으로 바뀌고 있다. 5층짜리 저층 단지들은 대부분 입주했다. 이들 단지 주변의 고층 아파트 재건축도 활발하다. 이 일대는 입지여건이 뛰어난 데다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에서 새 아파트 희소성까지 갖춰 강남권 주택시장의 선두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층 단지 재건축 1만 가구 중 7000가구 입주=청담.도곡지구는 삼성.역삼.청담.도곡.대치동 등 일대 34만 평에 1970~80년대 지어진 아파트들이 들어선 자리다. 5층 이하 저층단지 지역은 저밀도지구, 10~15층 중층 지역은 고밀도지구다.

분양 당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경쟁이 치열했던 저밀도지구 12개 단지 9080가구가 1만917가구로 다시 지어지는데 이 중 9개 단지 7929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서울 시내 5개 저밀도지구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역삼동 영동주공2단지가 처음으로 2005년 10월 역삼래미안이란 새 문패를 달았다. 지난해 도곡동 도곡렉슬(옛 도곡주공1차) 등에 이어 올 들어 삼성동 해청 1, 2단지를 새로 지은 삼성래미안2차와 롯데캐슬프레미어가 3월부터 입주 중이다. 2005년 6월 분양된 삼성래미안2차는 분양 후 60~90% 올랐다. 8억8900만원에 분양된 45평형의 지금 시세가 17억원 선이다. 역삼동 금잔디공인 이영자 사장은 "택지 부족 등으로 신규 분양이 어려운 강남에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새로운 주거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대치동 도곡주공2차, 도곡동 신도곡을 다시 지은 대치아이파크와 역삼아이파크2차가 입주하고 마지막으로 2009년 1월 삼성동 AID영동차관 재건축단지(현대힐스테이트)가 완공된다.

용적률 결정이 늦어 저밀도지구에 비해 사업이 늦은 고밀도지구 단지들도 헌 옷을 벗고 있다. 청담동 삼익 등 10개 단지 4500여 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 올해 안에 기존 집을 허물고 착공에 들어간다. 이들 단지는 가구 수 증가가 없는 일대일 재건축을 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강남구 내 아파트가 총 10만 가구인데 청담.도곡지구 재건축으로 7가구 중 한 가구가 새 아파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주택시장 선도=청담.도곡지구는 입지여건에서 강남권 한가운데이고 지하철 2호선.분당선 등이 지나 강남권에서 가장 좋은 주거지로 평가받고 있다. 새 아파트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분양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수백 대 1에 달했고 집값 상승률은 강남구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돈다. 삼성래미안2차가 공사기간 동안 90%까지 오를 때 강남구 평균 상승률은 평균 14%였다.

재건축으로 집 크기가 커지면서 이 일대는 중산층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저밀도지구 재건축으로 가구 수는 많이 늘지 않았지만 평형이 많이 커졌다. 10~20평대 소형 평형들이 대부분 20~60평대로 바뀌었다. 도곡동 박준현 공인중개사는 "청담.도곡지구 재건축으로 중대형 평형 수요자들의 갈증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도곡동 도곡주공1차 재건축단지인 도곡렉슬은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삼성동 아이파크와 함께 강남권 최고가 일반아파트 단지의 하나로 꼽힌다. 도곡공인 박현식 사장은 "교육 등 좋은 입지여건을 갖춘 3000가구의 대단지라는 점이 도곡렉슬의 메리트"라고 말했다.

청담.도곡지구에서도 지역에 따라 집값이 차별화되고 있다. 역삼.삼성동이 도곡동에 비해 많게는 평당 1000만원가량 싸다.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 44평형이 17억원 선인 데 반해 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은 21억원까지 나간다. 삼성동 다올공인 오주현 실장은 "강남권에서는 교통.편의시설 등 주거환경보다 교육여건이 집값을 좌우한다"고 전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새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서는 청담.도곡지구가 강남권의 재건축 규제와 택지 부족의 반사이익을 누리겠지만 대출 규제, 보유세 부담 등으로 수요가 이전에 비해 제한돼 앞으로의 집값 상승세는 이전만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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