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극장가 관객전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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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름 흥행전운이 감돌던 극장가가 이번 주말『후크』『리셀웨폰3』의 개봉을 시발로 관객쟁탈대회전에 들어간다.
올 여름 대목은 ▲한국영화 일대반격의 성공여부 ▲미국직배사 간의 시장 우위 경쟁이라는, 영화계로서는 보기 드문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각 극장은 저마다 1급 흥행상품을 걸고 막판 승부사같은 심정으로 방학시즌에 임하는 모습이다.
우선 미국영화를 보면『후크』『리셀 웨폰3』의 선제에 이어『유니버셜 솔저』『에어리언3』『미녀와 야수』『배트맨2』『머나먼 대륙』등 대단한 화제작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개봉 3주만에 서울·부산에서만 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원초적 본능』은 여름시즌을 관통할 기세여서 이번 대목을 미국영화끼리의 잔치판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하얀 전쟁』『장군의 아들3』『결혼이야기』등 장르를 달리한 한국영화가 각각 호암아트홀·단성사·피카디리 등 명문관을 확보, 미국영화와 대등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영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또『첩혈속집』1편만이 붙은 홍콩영화의 퇴조도 이번 시즌 특징이다.
홍콩영화의 위축은 주관객층인 청소년들이 천편일률적인 폭력장면에 질린데다 정부도 수입규제방침을 정한 것이 주이유로 보인다.
그리고 각 극장이 여름방학과 같은 시기에 개막되는 올림픽이 흥행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궁리를 하는 것이 이번 시즌의 주목거리다.
마땅한 대책이야 있을 수 없지만 외화를 거는 쪽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관객동원을 하고 다시 다른 프로를 개봉하는 방법을 취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영화 공급에 비해 외화수급이 용이하기 때문인데, 가령『후크』를 4∼5주쯤 하고『유니버셜 솔저』를 건다든지『미녀와 야수』『배트맨2』를 잇따라 상영하는 식이다.
이런 점에서도 한국영화는 역시 불리한데 그러나『하얀 전쟁』『장군의 아들3』『결혼이야기』등이 제작도중 내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같은 외화 공세에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 흥행전의 첫 주자인『후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열한번째 감독작품이다. 더스틴 호프먼, 로빈 윌리엄스, 줄리아 로버츠, 보브 호킨스, 매기 스미스 등 호화캐스팅의 이 영화는 어른이 된 피터팬이 네버랜드 섬으로 다시 날아가 악당 후크선장과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는 지극히 스필버그다운 줄거리다.
거대한 네버랜드 섬 세트, 동화 분위기를 내는 의상, 각종 소품들이 특수촬영·효과와 어울려 즐거움도 주는 가족영화다.
『리셀웨폰3』는 같은 시리즈의 종결편으로 첫 장면부터 약간 미친 듯한 멜 깁슨이 8층 건물을 폭파하는 등 쉴새없는 액션으로 관객을 몰아붙이는 액션영화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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