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주현 10주기…문학 재조명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작가 유주현씨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재조명작업이 활발히 일고 있다. 소설가이자 유씨의 사위인 오인문씨가 최근『유주현 연구』를 엮어 펴냈고 구상·박연희·한무숙씨 등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문단원로들로 구성된 유주현 기념사업회는 16일 오후6시30분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추념회도 가졌다.
『유주현 연구』는 전체를「문학론」「인간론」「유주현의 고백록」등 3부로 나눠 신동욱·이어령·조병화씨 등 26명의 유씨의 문학·삶에 대한 글과 함께 그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는 글 등을 모았다.
1921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유씨는 일본 와세다대 문과를 졸업했다. 좌우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던 48년 단편『번요의 거리』로 문단에 나온 유씨는 30여년의 문단생활을 통해 단편 1백여편, 중편 5편, 장편 26편을 남겼다.
유씨는 특히 64년 대하소설『조선총독부』를 발표하며 선 굵은 작가로서 역사소설의 새 경지를 개척하게 된다. 뒤이어『대원군』『파천무』『대한제국』『통곡』『황녀』등 대하역사물을 발표하면서 오늘의 원인인 과거문제, 즉 역사인식의 심화를 통해 윤리·풍속·자유의지를 바로 잡아나갔다는 평을 받았다.
인간·현실·역사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판단, 탄탄한 구성력과 독특한 문체로 70년대 각 일간지에 빠짐없이 연재할 정도로 인기와 함께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했던 유씨는 본지에『금환식』을 연재하던 중 병석에 누워 82년5월26일 타계했다.
한편 문학평론가 전기철씨는 16일 열린 추념회에서 발표한「유주현 소설의 구조와 세계관적 전망」이란 논문을 통해『유주현 소설은 근대와 현대가 중첩된 50년대적인 요소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며 단순한 인기작가, 역사소설가로만 알려진 유주현 문학연구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유씨야말로 평범한 역사·세태 속에서도 권력의 중심부와 주변부, 현대성과 근대성을 부각시키는 현대소설을 방법적으로 모색했던 작가라는 게 전씨의 지적이다. <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