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팀 드래프트」안팎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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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실업여자배구의 팀 드래프트 폐지를 주장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극성시위로 배구계가 혼란에 빠져있다.
여고3년생 선수들의 학부모 20여명은 최근 2년 전 제정된 드래프트제를 깨고 자유경쟁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배구협회와 안병화 배구협회회장(한전사장) 집에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이들 학부모들은 안 회장 해외출장 중에도 집 앞에서『취업자유 가로막는 한전사장 물러가라』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악화되자 안 회장은『이같은 풍토에서 협회를 더 이상 끌어갈 수 없다』며 측근에 사의를 내비쳐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 파문은 92,93년도 졸업생을 대상으로 선수선발을 자유경쟁에서 드래프트로 잠정 전환한다는 2년 전 중·고 배구연맹과 실업연맹의 합의를 내년 2월 졸업생 학부모들이 거부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배구계는 드래프트에 문제가 있으면 2년 전 제정 당시 학부모들이 반대했어야 하며, 시위를 하더라도 중·고 연맹과 실업연맹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의 시위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있다.
드래프트와 관련, 올해에는 여고랭킹 1위였던 성암여상의 주순란이 스카우트비를 조금밖에 받지 못하는 등 개인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첫번을 뽑은 효성으로 진로를 결정한 바 있어 배구협회로서는 더욱 규정을 바꿀 수 없는 처지다.
어쨌든 이번 파문에는 일부 실업팀이 뒷전에서 학부모들을 부추긴데다 학부모들의 배금주의가 빌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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