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비과세법 발효 자금 쏠림 후유증 우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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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10면

한국 가계의 투자자산이 대이동하고 있다. 국내 펀드ㆍ예금에 넣었던 돈을 빼 해외펀드로 돌리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해외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줄잡아 20조원에 달한다. 국내펀드에선 8조원가량이 빠져나갔다. 전체 펀드(채권형 제외) 판매잔액 중 국내ㆍ해외 비율은 지난해 말 80대20이었던 게 지금은 50대50 정도로 팽팽해졌다. 신규 펀드 투자자금은 80%가량이 해외 상품으로 몰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과잉 쏠림 현상이다.

불을 지른 것은 바로 정부였다. 해외펀드에 대해서도 국내펀드와 마찬가지로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을 올 초 발표한 게 기폭제가 됐다. 정부는 환율방어를 위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이 카드를 꺼냈다. 이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4월 30일 국회를 통과했고 이번 주(8일) 국무회의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법이 시행되면 해외펀드로 향한 자금이동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돈을 넣었다가 큰 재미를 본 투자자들의 입소문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중국ㆍ인도ㆍ베트남 등의 증시는 50% 이상 급등했고, 이들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대박을 터뜨렸다. 은행 등 펀드판매 회사들도 고객에게 펀드 갈아타기를 적극 권유했다. 펀드를 옮길 때 떨어지는 수수료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해외펀드로 옮겨 탄 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오히려 해외 증시를 능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4월 말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10.5%의 수익을 올린 반면 범중국 펀드가 6.3%에 그쳤고, 인도와 일본 펀드는 고작 1%선에 머물렀다. 금융시장에서 지나친 자금 쏠림은 언제나 후유증을 낳곤 했다. 투자자 스스로 중심을 잡는 게 우선이지만, 정부나 업계도 엉뚱하게 헛바람을 불어넣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9일 통계청, 1분기 가계수지 동향 발표

9일 재경부,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9~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회의=현재 5.2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인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1.3%에 그쳤고, 4월 새 일자리 창출도 8만8000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현행 4.5%의 콜금리 목표치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 최근 자금시장에서는 실제 콜금리가 금융회사의 단기차입 급증으로 이미 목표치를 넘었고 이에 따라 CD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금통위의 코멘트도 관심.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2007년 상반기 경제전망 발표=현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도 그렇지만, 하반기 경기의 회복 여부에 대한 판단이 더욱 관심.

11일 미국 4월 소매판매 실적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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