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세계에는 부자도 빈자도 없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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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호 30면

알렉산드로 멘디니(76)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대부다. 그는 주방기구 회사 알레시의 ‘안나의 코르크 따개’를 디자인해 유명해졌다.

인터뷰│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

필립스·스와로브스키·스와치 등 다국적 기업과 함께 제품도 디자인했다. 가구·인테리어·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그를 지난달 16일 그의 밀라노 사무실 ‘아틀리에 멘디니’에서 만났다.

-이탈리아 가구 디자인의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가.

“첫 번째, 디자이너 상당수가 건축가 출신이다. 건축가들은 보다 넓은 관점에서 디자인에 접근한다. 두 번째, 밀라노에는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이 많다. 그 공장들은 새로운 재료ㆍ형태를 실험하는 데 적극적이다. 세 번째, 디자인 잡지와 전문학교가 많다. 체계적인 교육과 비평은 업계를 발전시킨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상상력이다. 나는 디자인할 때 제품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길 원한다. ‘안나의 코르크 따개’가 좋은 예다. 마치 사람이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평소에 만화나 영화를 많이 본다. 그중 ‘미키마우스’를 거의 숭배하는 수준이다(웃음). 만화는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당신의 디자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웃음). 내 작품은 디자인보다 예술에 가깝다. 대중적인 것도 있지만 소수의 애호가를 위한 것들도 있다. 내 디자인이 옳다고 생각지 않는다. 디자인에서는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있어선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게 호소할 수 있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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