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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탈모의 원인과 치료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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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머리는 왜 빠질까요. 우선 머리카락은 세 단계 성장 사이클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라고(2~6년). 쉬고(3개월). 빠집니다. 그리고 다시 나지요. 이 사이클이 반복될 때마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결국 새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때 대머리가 됩니다.

탈모의 주된 원인은 유전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 모두 유전이 될 수 있지요. 그러니 어느 한 쪽만 원망하지 마세요. 요즘 모계 쪽 원인이 높다는 논문이 다수 보입니다만 확신하기엔 좀 이른단 생각이 듭니다.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모근이 공격을 당해 탈모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원형 탈모가 생깁니다. 또 갑자기 심하게 앓거나.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 특별한 약의 부작용으로 단기간에 많은 머리가 빠지기도 합니다.

원형 탈모는 1~2년. 급격한 탈모는 6개월 내에 대부분 머리가 다시 자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전이 원인인 경우가 문제가 되는 거죠. 유전이 원인인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Dehydrotestosterone)로 변하면서 모근의 성장 사이클을 앞당기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탈모를 막고 다시 예전의 영화를 누릴 수 있을까요.

‘당구공에도 머리를 나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의 광고를 하는 제품이 있지만 "글쎄요"입니다. 현재 효과가 검증된 약은 프로페시아(Propecia)와 로게인(Rogaine. 국내에선 ‘미녹시딜’이란 이름이 더 알려져 있지요) 등 두 개밖에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약들은 원래 탈모방지·발모용으로 개발된 약이 아니라는 거지요. 프로페시아는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됐고 미녹시딜(로게인)은 혈압약이거든요. 이 약들의 부작용 중 하나가 머리카락을 잘 나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탈모 치료제로 쓰이게 됐습니다.

프로페시아의 경우 탈모의 원인인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변환을 막습니다. 미녹시딜은 좀 특이합니다.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는데 이유를 모르는’ 약과 치료법이 꽤 있는데 이것도 거기에 속하는 약입니다. 일부에선 ‘머리를 자라게 하는 기초단백질을 합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하는데 아직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 약 모두 최소 6개월은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약 말고도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탈모 예방·치료법이 있습니다. 바로 균형 잡힌 올바른 식생활이지요. 비타민을 적당량 꾸준히 먹는 것도 머리카락을 튼튼하게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적당량입니다.

또 하나 확실한 치료법은 모근이식 수술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제외하면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죠. 모내기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머리 뒤쪽에서 모판을 채취하고 현미경 아래에서 포기를 나누어 두세 명의 조수와 함께 미리 그어놓은 라인을 따라 하나씩 심어갑니다. 처음에는 볼품이 없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푸른 물결이 보이기 시작하고 8개월쯤 지나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황금 물결이 너울대는 가을 논의 모습을….

얼마 전 ABC 방송 ‘나이트라인’에서 탈모에 관한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5명의 중년 남성을 뽑아 6개월 동안 5가지 발모 상품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지요. 반년 뒤 꽤 흥미로운 결론이 나왔습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발모제. 미녹시딜과 프로페시아. 두피 자극 레이저 머리빗. 모근 이식수술까지.

결과는 탈모 둔화에서부터 확실한 발모 효과를 보이는 사람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고등학교 교사인 40대 후반 아저씨의 말이었습니다. 탈모가 멈추고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기는 했지만 치료를 계속하겠느냐는 질문에 "더는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더군요.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었다고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Charlie[ghestalt.egloos.com]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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