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낸 일본 「환경지도국」부상/리우 환경올림픽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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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시엔 “위선자”비난… 반미분위기 팽배/쿠웨이트 걸프전 후유증 사진전시 눈길
○관계자 3만명 참석
지구환경 정상회담 참가자 및 관계자 3만여명이 몰려든 리우데자네이루에는 「녹색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으나 참가국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아 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극히 어려운 형편이다.
회담에서 주도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생태계 다양성 보존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 회의 최대의 적으로 간주돼 리우에는 반미분위기가 팽배. 부시대통령에 대해서도 「위선자」「악당」「엉클 필시」(더러운 아저씨)라는 원색적인 단어들이 공공연히 쓰이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공업국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이나 환경보호단체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환경보호의 지도국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일본은 환경정상회담에 때를 맞추어 생태계 보호에 60억달러 이상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구정상회담의 의장인 모리스 스트롱도 기회있을 때마다 『이번 정상회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구 환경문제 해결이 일본의 지도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리우센트로의 회의장 안에는 각국 대표단들의 회의준비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일본 대표단의 방이 미국 대표단의 방보다 훨씬 커 일본정부가 이번 회의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음을 반영.
「저팬센터」로 불리는 일본 대표단의 방에는 회의준비를 위한 스태프가 50∼60명이나 진치고 있으며 2백여석 규모의 기자회견장까지 마련되어 있다.
○…회담 참석자들은 큰 기대를 걸었던 부시대통령이 리우에 24시간만 머무른다는데 한결같이 실망을 표시.
이들은 「신세계 질서」를 외치는 미국이 지구환경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신세계 질서속에서 지도국이 되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72년 스톡홀름 환경회의에 이어 두번째 의장을 맡은 모리스 스트롱은 「의제 21」의 내용중 98%가 사전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평가. 스트롱은 그러나 참가국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2%가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돈문제가 걸린만큼 각국의 이해를 조정하기가 어려웠다고 실토.
○기금조성 묘안 속출
○…선진개발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최대현안인 환경보호기금 조성에서는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으나 남북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안은 아직 없는 실정. 그 안중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는 세계의 「공동자원」(Common Resources)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아이디어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에 지고있는 외채 1조2천억달러를 탕감해줘 그 여력을 환경보호에 쏟도록 하자는 것도 들어있다.
○…글로벌 포럼이 열리고 있는 플라멩고공원 안에는 각종 국제환경단체 및 국내환경단체가 자체 운동방향 및 현황 등을 소개하기 위한 전시장이 줄을 이어 마련돼 있는데 대만의 경우는 자체 경제현황도 아울러 소개하고 있어 눈길.
티베트의 경우 종교지도자로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이번 환경회의에 즈음,브라질을 비롯한 남미국들을 순방하는 것과 관련,그를 소개하는 팸플릿과 티베트인들의 대중국 독립투쟁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을 전시. 쿠웨이트는 정부 공보처가 큰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걸프만의 오염현황 등을 포착한 컬러사진과 환경문제의 폐해를 고발하는 어린이들의 그림 등을 전시중.
○“사산아 낳을 것”단어
○…정상회담과 때를 맞추어 리우항에는 그린피스 소속의 레인보 워리어 2호가 정박,관심을 끌었다. 지난 85년 남태평양상의 프랑스 핵실험장으로 항해하다 프랑스 비밀공작원에 의해 폭발된 레이보 워리어 1호를 이은 이 배는 회의참가자들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주지시키기 위해 리우로 왔다고. 이 배의 선장인 환 히타르는 이번 지구 정상회담과 관련,결과를 묻는 기자에게 「사산아」를 낳게 될 것이라고 단언.
○…치안불안에 대한 우려를 씻기 위해 정상회담 장소인 리우센트로의 안팎은 물론 시내 중심가에서 회담장에 이르는 40㎞의 고속도로 연도에는 자동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군인들을 배치,철통같은 경계망을 구축. 브라질 군 관계자는 이번 작전을 위해 1년간 준비해 왔다면서 회의가 끝날 때까지 1만5천명의 정규군과 경찰이 시내 전역을 상시 경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미지 제고를 기대했던 브라질 국민들은 때맞춰 터져 나온 페르난도 콜로르 디 멜로대통령의 마약복용 및 부정축재 스캔들로 실망하는 눈치.
○…브라질정부는 또 이번 회담을 준비하면서 빈곤 등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숨기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있다. 리우거리를 배회하던 걸인들은 강제로 보호소에 보내졌으며 걸인들이 자주 모이던 장소에는 울타리가 쳐져있다. 거리의 행상 역시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 장사를 하도록 당국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다고.<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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