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서경석, 알고보니 '육사 수석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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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불문과 출신 개그맨 서경석이 육군사관학교 50기에 수석입학했던 사실을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서경석은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10년 동안 이 얘기는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다"며 육사에 진학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서경석의 육사 지원은 부친의 뜻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님이 사업에 실패하신 뒤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며 "근 8년을 아들 형제에게 훈계 한번 안하시던 아버님께서 고3 여름방학 때 '도저히 대학 보낼 형편이 안되니 국가에서 모든 걸 지원하는 그런 곳에 가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육사 지원을 한 번도 내 길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으나, 아버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지원한 육사에서 뜻밖에 수석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적성과 맞지 않는 육사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경석은 "대학생활과 군대생활을 병행하는 육사가 내게 맞지 않았다"고 했다. "대전으로 가는 버스에서 어머님이 계속 우셔서 '내년에는 더 큰 기쁨을 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라고 위로했다"며 퇴교하고 나오던 길을 떠올리기도 했다.

대입에 다시 도전한 서경석은 이듬해 서울대 불문과에 진학했다. 방송 분위기가 묵직해지자 그는 "육사 수석합격으로 고향 대전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바람에 재수생인데도 과외로 집안에 보탬이 됐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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