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발목잡는 가계 부채 ‘악순환 고리’ 생각할 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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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10면

요즘 미국 국민은 IBM을 걱정하고, 한국 국민은 삼성전자를 걱정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두 기업 모두 ‘투자를 하겠다’는 얘기는 없고, 수조원대의 자사주만 매입했기 때문이다. IBM은 2002년부터 매년 80억 달러 안팎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올 1분기에도 약 20억 달러어치를 샀다. 삼성전자도 2002년부터 총 10조5882억원어치를 샀다. 올 1분기에도 IBM과 같이 1조8000억원(약 2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샀다. 기업이 돈을 벌어 투자하는 것은 당장은 힘들지만 ‘미래의 이익’을 위해 펴는 전략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사면 주가를 띄워 ‘주주에게 아첨하는 일’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 국내 기업은 겁에 질려 투자 대신 빚을 먼저 갚고, 외국인 요구대로 주가를 띄우는 데만 돈을 쏟는다.

그런데 또 다른 경제의 한 축인 가계를 보면 기업과 반대 다. 근로자가 돈은 더 벌지 못하는데 빚까지 내서 부동산 투자(?)에 열심이기 때문이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온다면 기업의 투자 부진보다는 가계대출 부실에서 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 규모도 우려할 정도다. 지난 6년간 부채가 두 배 이상 늘었고, 증가율도 OECD국가 중 스페인ㆍ호주에 이어 셋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가계 신용도 위험을 2002년 신용카드 대란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언뜻 보면 기업 투자 감소와 가계 부채 증가는 별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고리로 연결돼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번 주(5월 4일)에 ‘기업ㆍ가계의 부채 현황과 정책 과제’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두 문제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강한지를 밝힐 방침이다. 가계 부채가 늘면 소비가 줄고 뒤이어 물건이 팔리지 않아 기업은 투자를 미룰 수밖에 없다. 이번 주는 기업 투자와 가계 부채라는 두 개의 창(窓)으로 경제 현상을 전망해 보는것도 유용하다.

4월 30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경제적 효과 보고서 발표=정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ㆍ농촌경제연구원 등 11개 연구원의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ㆍ미 FTA로 얻을 손익계산서를 발표한다. 크게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0.6% 늘고 일자리가 연평균 3만4000개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FTA 타결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구체적인 손익계산서로, 장·단기 효과를 놓고 반대론자들과 공방도 예상된다. 1일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불러 FTA 청문회를 실시한다.

5월 2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고액권 발행 계획 기자설명회= 경제가 커지면서 기존 화폐가 제 구실을 못해 필요해진 5만원권, 10만원권 등 고액권을 언제ㆍ어떻게 발행할지 설명할 예정이다. 고액권 발행에 부정적이던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12월 적극 추진키로 선회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고액권에 등장할 인물 선호도 조사작업을 곧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 ‘ 한국 유통산업의 발전적 상생협력 방안’ 심포지엄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 경기동향 전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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