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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분, 삶과 사회 속 음악을 찾는 학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호 09면

“항상 반반의 진실이 있는 거죠.”

음악학자 이경분(48)씨는 예술과 사회의 관계를 이렇게 요약했다. 예술은 그 자체이자 사회적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세상과 사람과 예술을 똑 떨어지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았다. 이씨가 보기에 안익태는 민족주의자이자 친일파였다. 일제시대 지식인들 대부분이 그랬다. 민족을 위해 친일을 했다는 변명에도 반쪽의 아픈 진실이 자리한다. 우리 역사가 그토록 아팠기 때문이다. 애국가 교체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에 따르면 애국가는 표절 논란 등 문제가 많다. 하지만 통일 후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애국가는 안익태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완성시킨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씨의 전공은 음악사 및 음악사회학. 예술가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사실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임을 밝혔다. 난세가 아니라 태평성대 때도 예술은 사회나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까. 그는 “정답은 없다”고 했다. 뜨거운 강의로 소문난 그는 학문적으로는 차가웠다. 그는 15년에 걸쳐 독일 마르부르크대에서 독문학 석사와 음악학 박사를 땄다. 현재 서울대·한국예술종합학교·한양대에서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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