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경험한 선배들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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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단점 빨리 찾기를

◇선동열(삼성 라이온즈, 전 주니치 드래건스)=일본 야구는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 좌우하는 야구다. 타자도, 투수도 상대의 단점을 집요하리 만큼 교묘하게 파고든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단점을 빨리, 그리고 정확히 보완해야 한다.

일본에는 '스코어러'라는 분석팀이 있다. 시즌 전 캠프에서부터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야 한다. 홈런타자는 주로 변화구에 약하다. 이승엽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에선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일본 투수들은 국내 투수에 비해 제구력이 월등히 낫다. 그만큼 스트라이크존에 가깝게 던진다. 자기 공이 아니다 싶으면 결코 방망이가 나가선 안 된다.

*** 초반 성적이 중요해

◇정민태(현대 유니콘스,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일본 야구는 섬세하고 정교한 야구다. 또 공격적이라기보다 방어적인 야구다. 여기에 말려선 안 된다. 야구의 스타일이 달라도 이승엽은 자신의 페이스를 꾸준히 밟아가야 한다.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슬럼프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리고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기대에 못 미치면 코치들이 곧장 가르치려고 든다. 다 들어주다 보면 페이스가 무너진다. 자신에게 적합한 충고인지를 잘 가려야 한다. 일본에선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에겐 개인훈련 스케줄을 인정해준다. 그러나 한국에서 온 이승엽에겐 일본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 스케줄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식의 대우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대목이다.

*** 낮은 포크볼 속지 말아야

◇이종범(기아 타이거즈, 전 주니치 드래건스)=일본 투수들은 포크볼을 잘 던진다. 특히 낮은 포크볼에 능하다. 그만큼 유인구가 정교하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정확한 선구안을 길러야 한다. 국내 야구와 일본 야구의 격차가 옛날만큼 크진 않다. 국내 야구가 꽤나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얘기다. 상대가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 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어선 안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일본 야구가 다들 한수 위라고 하지만 결국 승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는 것이다. 일본 진출 후 초반이 중요하다. 성적이 좋으면 적응도 쉽다. 지금으로선 빨리 일본으로 건너가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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