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월드 골프] 최경주 6위…러브3세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비가 세차게 내렸다. 모자 챙에서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최경주(33.슈페리어)는 연신 인상을 찌푸렸다.

최경주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 골프장(파72.6천3백93m)에서 끝난 타깃월드 챌린지 골프대회에서 합계 3언더파 2백85타로 단독 6위에 올랐다.

데이비스 러브3세가 합계 11언더파 2백78타로 우승했고,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2 타 뒤진 9언더파로 2위에 올랐다. 2000년에 이어 두번째 정상에 오른 러브3세는 우승상금 1백20만달러를, 6위에 오른 최경주는 22만5천달러를 받았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더니 최경주의 경우가 그랬다.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쳤던 것과 달리 최경주는 최종 4라운드에선 5오버파 77타를 치는 부진을 보였다. 폭우가 내린 탓도 있겠지만 세계 정상급 골퍼 16명 만이 출전한 대회에서 동반 라운드 한 러브3세를 물리치고 우승하겠다는 욕심이 화근이었다. 6~10번홀까지 5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이에 비해 3라운드까지 선두에 9타나 뒤진 공동 6위에 머물렀던 우즈는 무서운 뒷심으로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2위로 뛰어 올랐다.

우즈는 11~15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 러브3세를 한때 1타차까지 추격했으나 17, 18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잇따라 홀을 비껴가는 바람에 역전에는 실패했다. 우즈는 2위 상금 70만달러 전액을 자선기금으로 타이거 우즈 재단에 쾌척했다.

우즈는 "후반 들어 리듬을 되찾았다.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뒤 우승을 노려봤으나 나머지 홀에서 파세이브에 그쳐 자력으론 우승이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생애 가장 많은 상금을 따낸 러브3세는 "우즈가 5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것을 보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즈는 나쁜 조건 속에서도 훌륭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친 최경주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텍사스 휴스턴 집으로 돌아갔다.

부인 김현정(32)씨와 아들 호준(7)군과 딸 신영(2)양 등 1남1녀를 두고 있는 최경주는 29일을 전후해 셋째 아이를 보게 된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