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력 뛰어난 제2 허영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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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큰 대회에선 스타가 탄생한다.
국내개최 복싱대회 중 최대규모인 서울컵 국제대회가 지난90년 제2회 대회 때인 호주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박덕규(원광대)를 배출한데 이어3회 째인 올해 또다시 무명 복서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고 있다.
플라이급 올림픽대표인 한광형(상무)의 대타로 출전, 파죽 3연승을 구가하며 결승에까지 점프한 이해준(한체대3년·20·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플라이급으로선 장신인1m70cm키와 긴 리치를 이용, 전혀 힘 안들이고 터져 나오는 속사포 원투스트레이트를 앞세운 이는1회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독립국가연합(CIS) 의 테미로프를12-3의 큰 점수 차로 따돌린 후 강타자 이시드로(필리핀)와 하미드(모로코)마저 간단히 제압,『저 선수가 누구냐』는 복싱인 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의 선전은 특히 페더급의 박덕규와 라이트 플라이급의 조동범(상무)등 내노라 하는 경량급 간판스타들이 대회 초반 잇따라 침몰, 충격을 주고있는 가운데 거둔 쾌거로 한층 빛이 나고있다.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발놀림과 어떤 자세에서도 뿜어져 나오는 시원스런 스트레이트 연타는 고향(전남순전)선배로 경량급 4개 체급을 차례로 석권한80년대 스타복서 허영모(현재 여전 어도 중 교사)의 지도를 받아 허를 빼 닮았다 는 소리를 듣고 있다.
순천 삼산중 2년 때인 85년, 체력단련을 위해 글러브를 끼었다가 조용준씨의 조련으로 링에 오른 이는 이번 서울 컵이 이제 고작 두 번째 국제대회 출전으로 경험만 축적되면 나무랄 데 없다는 것이 엄규환 한체대감독의 칭찬.
삼산중 3년 때 김명복 배를, 금당고 시절엔 회장배, 대학진학 후엔 회장배·전국체전 우승으로 간간이 이름을 알렸던 이는 지난 4월 첫 국제대회인 킹스컵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 가능성을 인정방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플라이급의 노장 한광형이 이달초 한미친선대회에서 RSC로 패해 40일간 출장이 금지되는 등 부진한 가운데 이의 예상 밖 선전은 복싱연맹에 기쁨과 함께 고민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왼손잡이면서도 카운터보다는 적극적인 선제공격에 능하고 연타능력이 띄어나 컴퓨터채점하의 현대복싱에 안성맞춤이란 「레크니션 복서」의 평을 듣는 이를 한광형 대신 올림픽에 출전시키면 어떻겠느냐는 것.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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