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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성 성공의 상징은 미녀 아나운서와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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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 사회 각 주요 영역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자들이 방송사 아나운서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출세했거나 큰 돈을 번 중국 남자들에게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아나운서와의 결혼이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자 아나운서들도 든든한 후원자를 남편으로 두면 주요 방송으로 진출하거나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재혼도 기피하지 않는다.

우선 당.정 간부와 아나운서가 만난 경우다. 매일 저녁 7시 중국 전역에 방송되는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리슈핑(李修平). 그녀의 남편은 교통부장(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후난(湖南)성 당서기로 재직 중인 거물급 정치인 장춘셴(張春賢)이다.

충칭(重慶)TV에서 활동하던 스샤오눠(史小諾) 아나운서는 충칭 시장이던 푸하이칭(蒲海淸)과 결혼한 뒤 남편이 국무원 산하 싼샤(三峽)공정건설위원회 주임으로 승진하자 방송사의 꽃인 CC-TV에 입성했다.

신흥 재벌과 아나운서의 결합은 더 활발하다. CC-TV에서 젊음과 미모를 뽐내던 쉬거후이(許戈輝)는 해외 유학파 출신의 청년 재벌을 만나 더 유명해졌다. 그녀의 남편 딩젠(丁健)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정보기술(IT) 기업 야신(亞信)의 회장이다.

아나운서 선빙(沈氷)의 남편은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上海)에서도 알아주는 부동산 재벌 차이젠궈(蔡建國)다. 그녀의 시아버지는 상하이의 고위 관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CC-TV에서 가장 지성미가 넘치는 아나운서로 평가받는 징이단(敬一丹)의 남편은 화타이(華泰)손해보험사의 왕쯔무(王梓木) 회장이다.

학계에서는 해외 유학파 출신인 뤄융장(羅永章) 칭화(淸華)대학 교수가 CC-TV의 마감 뉴스 앵커인 하이샤(海霞)를 아내로 맞았고, 저녁 뉴스 앵커 리루이잉(李瑞英)의 남편은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의 장위옌(張于燕) 연구원이다.

성공한 중국 남자들과 미녀 아나운서의 결합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반응은 이중적이다.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주류다. 한편으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아내를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해 힘을 써 준 남편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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