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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자숙 속으로 표 훑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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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복동 뒤늦은 가세에 희색만면 김영삼측/인천 집회 후엔 개인연설회 수용 이종찬측
민자당의 김영삼·이종찬 두 후보진영은 12일 상호비방의 혼탁경선 양상에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밑바닥 표훑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김영삼후보측은 이종찬후보 진영의 폭로전에 대한 감정대응이 결과적으로 여론의 호된 질책을 초래했다는 인식아래 12일부터 전당대회까지 다시 맞대응을 않기로 결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아침 13대 및 14대 전국구 당선자 17명과 조찬을 함께 한데 이어 여의도 추대위 사무실에서 추대위 발족 이후 처음으로 김종필명예위원장,권익현·김재광·이병희위원장,김윤환대표간사 등을 모아 위원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저쪽(이 후보측)이 경기규칙을 안지킨다고 우리까지 그래서는 안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회의에서 김 명예위원장이 『앞으로 저쪽에 기분나쁜 얘기는 하지말자』고 서두를 꺼내자 김 후보는 『40년 정치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할테니 앞으로 대변인을 포함,누구도 감정적인 대응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추대위원장단 회의도중 그동안 중도관망파로 분류됐던 김복동당선자가 인사차 방문하자 김 명예위원장은 『어디있다가 지금 나타났나』라고 농을 던졌고 김 후보도 『지각생이 환영받는 법』이라며 환영의 박수를 쳤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진영에서는 『노심의 행방을 확실히 알려주는 마무리 펀치』라고 자평했는데 김 당선자는 이미 지구당 대의원을 김 후보측에 몰아주는 등 4월말께부터 사실상 김 후보측의 숨겨진 카드였다는 후문이다.
○…이종찬 후보 선거대책위의 수뇌부는 12일 오전 향후노선을 놓고 「장내냐 장외냐」를 고민한 끝에 12일 인천집회는 준비된대로 장외 대중집회로 치르고 13일부터 개인연설회를 열기로 확정했다.
심명보본부장은 『당 사무처에서 이랬다 저랬다 한일이 괘씸하긴 하지만 다 지나간 일 아니냐』며 합법적 연설회 개최를 주장했다.
최재욱대변인은 『과거의 집시법처럼 지금의 경선규칙이 불공평해 우리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 본부장은 『우리측 장외집회는 정당방위』라고 반박했다.
심 본부장은 『이 모든 사태가 김 후보측에서 공개투표와 비슷한 추대위 서명으로 자유경선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라면서 『먼저 김 후보·선관위측이 자성하고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고 「선김 후이 책임론」을 폈다.
심 본부장은 이 총장 주재의 경선대립 중재모임에 관해 『원칙적으로 당을 깨서는 안된다는 얘기니 좋지만 왜 경선이 과열과 흠집내기로 비쳐지고 있는지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 후보측은 12일 오후 6시 인천 시민회관에서 대의원·당원·시민 등 2천5백여명이 참석하는 4차 장외집회를 예정대로 치른다.
이 후보측은 위원장을 1명(이진우) 밖에 확보하지 못한 경북지역 공략을 위해 14대에서 낙천·탈당·낙선한 오한구의원(무소속)을 광화문 본부로 초치(?),영양­봉화,영주­영풍 대의원 설득을 부탁했는데 오의원은 『내가 아는 대의원이 거의 바뀌었다』고 난감해 했다.<김진·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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