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왕정치, 이승엽 영입 지바 롯데 "2004년 경계할 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 '이승엽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이승엽(27)이 "지바 롯데로 가겠다"고 발표한 뒤 한국의 간판타자 이승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오 사다하루(왕정치.63) 다이에 호크스 감독이 "롯데는 보비 밸런타인 감독에다 아시아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까지 영입해 내년 시즌에는 경계해야 할 팀"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지바 롯데 머린스의 홈페이지는 물론 일본프로야구 공식 홈페이지, 각종 스포츠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이승엽 특집기사를 다루고 있다.

통산 8백68개의 홈런을 때린 홈런의 전설이자 올해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오 사다하루 감독이 이승엽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일본에서는 큰 화제다.

오 사다하루 감독은 이승엽이 자신의 홈런기록에 바싹 접근해올 때부터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냈다.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본지 9월 23일자)를 통해 60홈런에 도전하라는 친필 사인과 함께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는 의미있는 조언을 해줬다. 그 조언을 교훈삼아 이승엽은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이제 내년부터 오 사다하루 감독과 같은 일본의 퍼시픽리그에서 뛴다.

이승엽은 16일 오후 도쿄 인근 지바현의 뉴오타니호텔에서 입단식을 한다. 오전 9시20분 출국해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등번호 36번이 새겨진 지바 롯데 유니폼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승엽은 17일에는 홈구장으로 사용할 머린스타디움과 자신이 살 집을 둘러보고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머린스타디움은 좌우 99.5m, 중앙 1백22m로 국내로 따지면 잠실구장과 비슷한 크기다. 독특한 점은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외야 관중석 너머에서 불어대는 바닷바람이 심하다는 것. 때로는 역풍에 타구가 뻗어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지바 롯데 머린스의 신동빈(47) 구단주 대행은 "뉴욕 메츠의 프레드 윌퐁 구단주와 교류하고 있다. 앞으로는 선수가 오고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업무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년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노리며 메이저리그 출신 밸런타인 감독이 있는 지바 롯데를 선택한 이승엽의 앞날에 파란불이 켜졌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