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1947~ ) '얼음매미' 전문
저, 매미 소리
참 맑고 시원도 하다
솔바람 가득한 산에서 해를 나던
굼벵이
지난 겨울
살 에던 산바람 제 몸에 재어
꽁꽁 얼려 놓았다가
되바라지지 않게 풀어놓고 있다
얼음매미
그, 맑고 투명한 소리의 정체.
이 겨울 한복판에서도 여름을 준비하는구나. 삼복 불볕더위에 얼음보다 시원한 울음을 울어 주려고 땅속 굼벵이는 이 혹한 살을 에는 삭풍을 제 몸에 차곡차곡 재어 두는구나. 겨울에는 여름을 준비하고 여름에는 겨울 준비에 바쁜 그를 배워야겠구나.
유안진<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