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연말 성과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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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생산 업체인 BOE하이디스 직원들은 요즘 기대에 차 있다. 최병두 사장이 최근 "섭섭지 않은 연말 성과급을 주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세계적인 LCD 시장 호황으로 매출액 8천5백억원, 순이익 8백억~1천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대형 통신업체 A사는 올해 성과급이 없다. 2001년에 개인별로 기본급의 5백~6백%를 받은 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못 받는 것이다. 통신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매출은 제자리이고 순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업체마다 성과급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철강.건설 등 호조를 보인 기업은 두둑한 보상이 기다리는 반면 중국 등에 밀려 성적이 부진했던 섬유업계 등은 대부분 특별 보너스를 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플래시 메모리.LCD 등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삼성전자는 올해도 개인별로 연봉의 50% 내외를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이익을 많이 낸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이 상대적으로 이익이 적은 가전 부문보다 성과급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전해졌다.

반기마다 영업이익의 5.5%를 성과급으로 받게 돼 있는 포스코도 직원들의 기대감이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기본급의 2백50%를 받았으며,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가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본급의 50%를 준 대림산업은 올해는 1백50%를 주기로 했다. LG건설의 경우 주택부문은 초호황이었으나 플랜트 부문이 적자를 보여 사업 부문별로 성과급을 어떻게 줄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쌍용자동차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16만여대의 생산 목표를 달성하면 기본급의 1백%를 주기로 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부분 파업이 목표 달성의 변수로 등장했다.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 등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던 SK 계열사 중 상당수는 성과급 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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