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힙합 즐기는 신세대 군인이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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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인 가수 홍경민(27)이 드라마로 팬들에게 오랜만에 인사한다. MBC와 국방홍보원이 공동 제작,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내보내는 특집 드라마 '아르곤'(밤 9시55분.연출 박홍균)의 주연을 맡은 것. 아르곤(Argon)은 일반인에게 그간 별로 알려지지 않은 특전사 부대를 배경으로 신세대 초급장교가 특전사에 부임해 겪는 사건과 갈등을 통해 특전대원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이제껏 '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 하면 주인공은 으레 바르고 성실한, 그러면서도 어떤 불가능한 상황도 몸을 던져 돌파하는 '수퍼맨' 스타일이 당연히 등장하곤 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정반대다. 약삭빠르고 잔머리를 굴리며, 헤드폰을 낀 채 힙합 차림으로 여자 꼬이기에만 눈독을 들이는 우리 일상의 인물이다. 전형성을 파괴하고 캐릭터의 변화를 꾀했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미덕이다.

이런 배역에 홍경민은 제 격이라 볼 수 있다. 입대 전에도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서 친근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장난끼 있고, 어려운 일은 가능하면 피하려는 한준영 중위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그는 "따로 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없으니 어떻게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자연히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투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에피소드 한가지. 일반적으로 전투 장면엔 안전한 촬영을 위해 공포탄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선 특전사 총기의 특성상 실탄만을 장착할 수 있었던 것. 연출자 박홍균 PD는 " 실탄을 든 연기자 앞에서 카메라를 움직일 때 스태프나 연기자 모두 손을 바들바들 떨 수밖에 없었다"고.

지난해 10월 군입대한 홍경민은 현재 국방부 홍보지원단에서 복무중이다. FM101.1㎒ '홍경민의 천하무적 국군방송'(월~토 오후 7시)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의 부대를 찾아 위문공연을 하는 '위문열차' MC도 맡고 있다. 그는 "한달간 촬영하면서 특전사 대원들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끈끈한 전우애를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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