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대문구장 사라져도 4타자 연속 홈런 기억은 영원히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제4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의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김용균(42.사진) 대한야구협회 운영팀장은 대회 준비를 위해 동대문야구장을 찾았다.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서 아쉬움이 묻어난다. 이번 대회는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대통령배다. 11월이면 한국 야구의 산실이었던 동대문야구장이 철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용균 팀장은 10년간 동대문야구장에서 기록원으로 활동했던 아마 야구의 산증인이다.

-언제부터 기록 일을 했나.

"1992년 야구협회에 입사해 2003년까지 줄곧 동대문야구장에서 기록을 했다. 지금은 대회 준비 업무를 하고 있지만 손이 모자랄 땐 기록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기록을 처음 시작한 92년 때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통령배 부산고와 경북고의 1라운드에서 부산고 선발투수는 3학년 손민한(현 롯데), 경북고 1번 타자는 강동우(현 두산)였다. 첫 공을 강동우가 받아쳤는데 그 공이 손민한을 강타해 손민한이 실려나갔다. 마운드에는 급히 2학년 주형광(현 롯데)이 올라왔다. 그런데 주형광은 이후 6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두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군산상고-경남상고 경기에서는 군산상고에서 4타자 연속 홈런이 나왔다. 난생 처음 본 장면이라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동대문야구장이 없어지는데.

"선수들이 가장 아쉬워할 것 같지만 오히려 내가 더 아쉽다. 10년간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출퇴근했던 곳이다. 동대문야구장은 내 직장이었다. 곧 새로운 운동장이 생기겠지만 동대문야구장의 인조 잔디와 전광판을 보면 찡한 마음이 든다."

김용균 팀장은 대통령배에서 지켜봤던 선수가 프로에서도 크게 성장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장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