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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학도병 유해 첫 발굴 작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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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25전쟁 때 전사한 학도병의 유해가 처음으로 발굴된다. 박신한(육군 대령)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23일 "6.25전쟁 당시 학도병 전사자 20~30명이 집단 가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 화개장터 일대에 대한 유해 발굴을 24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화개장터 일대는 1950년 7월 25일 T-34 전차를 앞세우고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북한군 6사단과 당시 여수에 주둔하던 국군 5사단 15연대가 전투를 벌인 곳이다. 국군 15연대는 5사단과 7사단의 남은 병력과 전남 여수.순천 일대에서 자원 입대한 고교 1~2학년 학도병 184명 등으로 급조된 부대였다.

학도병들은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인 25일 오전 1시 화개장터 뒤쪽 능선에 배치됐다. 3시간 동안 계속된 전투에서 16~18세의 어린 학도병 30여 명이 전사했다. 이 전투에서 패배한 국군은 마산 지역까지 철수했다.

전사한 학도병들의 시신은 국군이 퇴각한 뒤 당시 마을 주민들에 의해 화개장터 인근에 가매장됐다.

그로부터 57년이 흐른 뒤 화개면사무소 뒤편 야산에서 이뤄지는 유해발굴에는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한 여수고.여수공고.순천고.순천매산고 재학생 대표 8명이 발굴작업이 끝나는 26일까지 선배들의 유해발굴에 참가한다. 이번 발굴작업에는 또 학도병 추정 매장지를 제보했던 정효명(77)씨 등 당시 참전용사 5~6명도 함께 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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