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리모회사 우리가정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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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평균 26세 IQ82∼백16 여성확보”/국내 산부인과에 판촉 공세/윤리문제에도 불구 국내 법적제약 없어
『아기를 대신 낳아드립니다. 평균 연령 26세,지능지수(IQ)82∼1백16(평균 99.8)의 건강한 대리모들이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대리모공급회사 ICNY(Infertility Center of New York)가 국내 불임가정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S대 병원·C병원·M의원등 유명 산부인과병원에 맹렬히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물론 프랑스·영국·일본등 세계 각지의 고객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이미 수백건의 대리 임신을 성공시킨바 있는 이 업체는 「수정란 이식」「정자 수용」등 두가지 형태의 대리모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홍보물을 통해 밝히고 있다. 수정란 이식은 자궁 등의 이상으로 임신할 수 없는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하며,정자 수용 방식은 불임녀 가정에 대해 자궁은 물론 난자까지 빌려 준다는 것이다.
ICNY는 특히 이중 어떤 방식을 택해 임신하든 출산후엔 계약에 따라 어머니로서의 권리를 절대로 행사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경우 대리모 수요는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이미 국내 각 대학병원 등에서 1백여건이상의 대리모 임신을 성공시키고 출산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확인하고 있다. Y대병원 산부인과 P교수는 『국내의 경우 대리모는 모르는 사람간에 보다 여성의 언니·시누이등 친족간에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경우 태어나는 아기의 친족관계 등이 엉망이어서 윤리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89년 J병원에서 처음으로 대리모 임신에 성공한바 있다.
M산부인과병원 의사 I모씨는 『현재 국내에선 대리모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설마 외국에까지 가서 대리모를 구하려는 불임부부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대리모에 대한 제재가 없다.
ICNY의 경우 대리모선정은 백인·흑인여성중에서 남편 혹은 부부가 직접 보고 고르는 방식으로 일단 선택되면 신체검사와 정신상태검사를 실시,선택자가 만족하면 계약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8백여건의 대리임신을 시도해 지난해 12월 4백번째 아기를 출산시켜 5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대리임신에 드는 비용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사들은 최소한 수만달러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2년전부터 계속 이 회사로부터 접촉 희망을 받았다는 국내 J병원산부인과 의사 N씨는 『우리나라 윤리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들이어서 일절 답신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모 임신이란◁
신체적 결함 등에 의해 아기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다른 여성의 자궁을 빌려 체외수정된 것을 인공으로 집어넣어주든지,정자를 직접 주입해 아기를 임신시키는 방법. 보통 불임여성에 가까운 여성이 대리모가 되는 경우가 많아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며 일본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제약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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