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유산될라” 시한 앞당겨/민정계 후보 등록전까지 결정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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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내세력 우위” “대중지지 튼튼”/박태준­이종찬 담판이 큰 열쇠
민자당 민정계의 단일후보 추대를 표방하고 나선 민정계 6인중진협의체(6인협)가 후보단일화의 시한과 단일후보의 자격요건등 구체적인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어 6인협의체가 과연 「단일후보」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정계내 경선출마 의향을 갖고 있는 박태준 최고위원,이종찬·이한동 의원등 3인과 박준병·심명보·박철언 의원 등으로 구성된 6인협은 두차례 모임을 통해 ▲기존 정치풍토 개혁 및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을 ▲4월중순 이전 국민앞에 제시한다는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한시적이나마 출마희망자들의 각개 약진을 막고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는 기본 토양은 마련해 놓고 있다.
6인협이 단일화의 시한을 4월중순으로 설정한 것은 「후보등록전 단일화」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5·19」전당대회 대의원을 선출하는 지구당개편대회가 시작되는 4월9일 이전까지를 단일화 성사 1차시한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을 뽑는 지구당 대회전에 민정계가 내놓을 「상품」을 결정,지구당위원장으로 하여금 민정계 단일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홍보전을 시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문제는 후보단일화가 개별절충이나 전체모임에서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점.
6인협은 『이번 총선민의는 기성정치인에 대해 일대 각성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기존 정치문화의 개혁과 지역감정의 해소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는 자격요건을 제시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총선패배의 책임이 없다』며 출마를 공식선언한 김영삼 대표를 겨냥하고 궁극적으로는 양김구도 청산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출마희망자중 가장 팽팽히 맞서고 있는 박최고위원과 이종찬 의원간의 「담판」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민정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한동 의원은 박·이간의 대결이 전혀 조정되지 못할 경우 타협후보모색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으며,또는 민정계 내부의 표대결이 있으면 확실한 지지세력을 발판으로 한번 붙어 볼만하다는 생각이다.
2일 2차 모임에서 『중진모임을 주재하고 전당대회를 대비함에 있어 명경지수와 같은 마음으로 완전히 마음을 비웠다』고 한 박최고위원의 발언은 출마포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기 보다는 세대결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산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협의체 멤버들은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이 회동이 민정계 후보 단일화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민정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의원이 세대결에서의 열세를 인정하고 순순히 박최고위원으로의 단일화에 승복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특히 이의원측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전당대회라는 예선전보다는 대통령선거에서 득표력. 이의원측은 최근 수차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월등히 앞서고 있으며,특히 새정치에 대한 기대를 감안한다면 박최고위원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로 설득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박최고위원은 대중성에서 이의원에게 떨어지고 있어 「김대중·정주영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합당한 후보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없지 않다.
때문에 당내 지지세력을 바탕으로 대YS전 필승을 내세우는 박최고위원측의 「현실론」과 대중적 지지도를 무기로 본선승리론을 주장하는 이의원측의 입장이 맞서있어 양인의 입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형국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태도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JP의 선택과 박철언·이한동 의원의 지지노선 표명 여부 등이 민정계 단일후보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 틀림없다.<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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