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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ail Ax' 적힌 '조승희 추정 블로그' 진짜일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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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23)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블로그가 발견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마이스페이스'(http://www.myspace.com)에 'Seung-Hui'라는 제목의 블로그(http://myspace.com/ChoSeungHui)가 비공개로 개설돼 있다. 첫 페이지에는 조씨 시신의 팔 안쪽에서 발견된 'Ismail Ax(이스마엘 도끼)'와 같은 붉은색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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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이스마엘 액스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첫번째 해석은 '이스마엘의 도끼'라는 종교적 의미라는 것.

이스마엘은 이슬람교에서 유일신 알라를 믿기 시작한 이브라힘(기독교의 아브라함)의 아들로서 이슬람교도들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이브라힘은 우상 숭배를 타파하기 위해 도끼를 들고 예배소에 올라가 작은 우상들을 모두 깨뜨리고 큰 우상의 목에 걸어두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종교적 의미에서 조씨가 남긴 '이스마엘의 도끼'는 이슬람교와 관련된 것으로 '이스마엘의 처형'이란 뜻이라는 것.

알카에다 단체가 사람들을 죽이면서 이를 합법화하기 위한 명분으로 이를 '이스마엘의 형벌', 곧 '신의 처형'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본떴다는 얘기다.

이 문구가 종교적으로 '대량학살'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소설 '대평원'에 나오는 주인공 이스마엘 부시를 가리킨다는 분석도 있다.

문명의 탈출을 시도하는 주인공 이스마엘은 총과 도끼를 가지고 대평원을 넘는데 이중 도끼는 살인의 도구로서 파괴의 의미와 함께 주거지를 만들 수 있는 창조의 뜻을 동시에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영문학도인 조씨가 이 소설을 본떠 '이스마엘의 도끼'라는 문구를 남겼을 것이란 추정이다.

수사당국은 조씨가 최근 기숙사 방에 불을 지른다든지, 몇몇 여성들을 스토킹하는 식의 폭력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씨는 또 한동안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문제의 블로그가 조씨의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확인 절차가 까다로운 우리나라 인터넷 홈페이지와 달리 마이스페이스는 남의 이름을 입력해서도 얼마든지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어 총격 사건 발생 이후 누군가가 조씨의 블로그인 것처럼 꾸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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